등록금 인상 ‘결정권’ 논란…등심위는 왜 매번 도마에 오르나

시사1 김아름 기자 | 새 학기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대학가 갈등의 핵심이 ‘얼마를 올리느냐’에서 ‘누가, 어떻게 결정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대다수 사립대가 3% 안팎의 등록금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주요 대학 총학생회들이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의 운영 방식 자체가 비민주적이라며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대학총학생회연대체공동행동은 2일 서울 신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민주적인 등록금 결정 구조가 일부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고려대·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등 주요 사립대 총학생회가 대거 참여한 이번 기자회견은, 등록금 인상이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학생들이 문제 삼는 지점은 등심위의 형식화다. 현행 고등교육법상 등록금은 등심위를 통해 심의·의결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대학 본부가 선임한 외부 전문가 위원이 다수를 차지하거나, 충분한 정보 제공 없이 짧은 시간 내 표결이 이뤄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이화여대의 경우 등록금 인상안이 30초 만에 가결됐다는 사례는 등심위가 ‘논의 기구’라기보다 절차적 통과 의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등록금 인상 폭 자체는 크지 않다는 대학 측 논리와 달리, 학생들은 누적 효과를 강조한다. 공동행동은 “3%라는 숫자보다 반복되는 인상이 체감 부담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장학금 제2유형과 연계된 사실상의 인상 억제 장치가 약화되면서, 대학들이 재정 자율성을 앞세워 인상에 나설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결과 등록금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과 가계로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사립대 91개교 가운데 93.4%가 등록금 인상을 확정했거나 인상을 전제로 등심위를 진행 중이다. 사총협 조사에서도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은 소수에 그쳐, 사립대를 중심으로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인상 반대’가 아니다. 등록금 사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 학생위원의 실질적 참여 보장, 등심위 구성과 운영에 대한 법·제도적 보완이 핵심 요구다. 등록금 결정 과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인상 폭이 작더라도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결국 쟁점은 고등교육 재정의 책임을 어디까지, 누구에게 지울 것인가로 귀결된다. 대학 재정난과 교육의 질 제고를 이유로 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그 전제는 민주적 절차와 충분한 설명이어야 한다는 게 학생사회의 공통된 요구다. 등심위를 둘러싼 논란이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