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장현순·박은미 기자 |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품목에 대해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미 무역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워싱턴으로 향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대응이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국내 입법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계획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결론 도출에는 실패했다. 그는 “아직 결론이 난 게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회동의 핵심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한국이 지난해 합의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이 변함없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득하는 것, 둘째, 국내 입법 절차와 정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해 미국의 오해를 풀어내는 것이다. 여한구 본부장도 30일 밤 워싱턴에 도착해 미 무역대표부와 협의에 나서면서 관세 재인상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관세 재인상 배경에는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측의 정치·경제적 계산도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관세를 부과하는 것 자체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수익 확보에 기여했다고 강조하며, 필요할 경우 관세를 더욱 인상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미국의 불만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관세 협상 라인이 다시 워싱턴으로 출동함에 따라 이번 주는 한국이 미국 측과 신뢰를 재확인하고 관세 재인상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의 시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미 간 관세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투자,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 장벽까지 포괄하는 통상 현안과도 직결돼 있어, 단기간 내 완전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국 정부의 역할은 명확하다.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도 국내 입법과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균형 외교’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번 방미 통상 투톱의 행보가 실제 관세 재인상을 막을 수 있을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한·미 경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