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명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힘이 있어야 하고, 그 힘은 분열이 아닌 결집에서 나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공식 제안한 것은 단순한 선거 공학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내란 극복, 국가 정상화, 그리고 구조 개혁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개혁의 속도와 완성도는 국회와 지방권력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6·3 지방선거는 그 분기점이다. 이 선거에서 개혁 진영이 분열된 채 경쟁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정 운영의 동력 약화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이미 사실상 하나의 정치적 공동체다. 두 당은 윤석열 정권에 맞서 함께 싸웠고, 12·3 비상계엄이라는 헌정 위기를 공동으로 극복했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향해 대선을 함께 치렀다. 가치와 목표, 지향점이 다르지 않다면 ‘따로 또 같이’의 단계는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등 핵심 지역에서 같은 지지층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는 개혁 진영 전체에 독이 된다. 표의 분산은 곧 보수 진영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고, 이는 개혁 과제의 지연과 후퇴로 연결된다. 합당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합당은 혁신당의 정체성을 지우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제기해온 검찰 개혁, 사법 정의, 권력 감시라는 문제의식을 더 큰 그릇 안에서 실현할 수 있는 길이다. 민주당 역시 내부의 다양성과 개혁성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서로에게 손해가 아니라 시너지가 되는 결합이다. 정청래 대표가 강조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시대정신”이라는 말은 공허한 구호가 아니다.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누가 더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다. 그 책임은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증명돼야 한다. 이제 공은 혁신당으로 넘어갔다. 합당은 과거를 정리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미래를 책임지기 위한 결단이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개혁 진영은 하나의 이름으로, 하나의 팀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민주주의는 결집할 때 전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