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외환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짚으며 환율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환노출 달러자산이 과도하게 많아,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IMF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한국의 환노출 달러자산은 외환시장 월간 거래량의 약 25배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는 주요국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으로, 외환시장이 환율 충격을 단기간에 흡수할 수 있는 완충 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환노출 달러자산이 많다는 것은 해외투자나 외화자산 보유 규모가 크지만, 그에 비해 외환시장의 깊이와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달러 가치가 급변하거나 글로벌 자금 흐름이 흔들릴 경우, 환율 변동이 더 빠르고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IMF가 “달러자산 환노출이 외환시장의 깊이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크다”고 지적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IMF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동시에 환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헤지에 나서는 이른바 ‘환헤지 쏠림’ 현상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환노출 상태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달러 선물환 매도에 나설 경우, 외환시장 규모 대비 환노출 배율이 큰 국가일수록 환율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처럼 비기축통화국이면서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국가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본격적으로 나선 움직임도 주목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운용 전략 변경이 아니라, 환율 급변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해석하고 있다. 대규모 해외자산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환노출을 줄이면 단기 변동성은 완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 참여자들의 헤지 수요가 몰릴 경우 또 다른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IMF의 이번 경고는 단기적인 환율 수준보다 외환시장의 구조적 안정성을 점검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외환시장 유동성 확충과 함께, 공공·민간 부문의 체계적인 환리스크 관리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작은 충격도 국내 환율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