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주도하던 질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가 독자 AI 칩과 초거대 모델을 앞세워 ‘탈엔비디아’ 흐름을 본격화하면서 AI 패권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신호탄은 구글이 쐈다. 구글은 최신 모델 ‘제미나이3’와 7세대 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하며 엔비디아에 정면 도전했다. 특히 모델 개발 전 과정에 엔비디아 GPU를 쓰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의 기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다. 메타와 앤스로픽 등이 TPU 대규모 도입을 검토하거나 계약하며 ‘엔비디아 일극 체제’는 점점 흔들리고 있다.
아마존도 최신 칩 ‘트레이니엄3’를 내놓으며 AI 모델 운영 비용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과 아마존이 수년간 자체 칩 개발을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칩·데이터센터·생태계를 통째로 재구성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반면 오픈AI는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를 발동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구글 제미나이3, 앤스로픽 ‘클로드 오퍼스 4.5’, 중국 딥시크의 신모델 등 경쟁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GPT의 시장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세계적 판도 변화는 한국 기업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반도체 강국으로서 시스템·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경량화 모델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AI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위치를 차지할 여지가 충분하다.
AI 패권의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기존 질서에 의존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독자 기술 확보와 전략적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탈엔비디아’ 흐름은 한국이 AI 산업에서 존재감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감한 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