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MBC 본부 “위원장 최민희, 활동가 최민희 잊었나”

시사1 박은미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21일 최민희 국회 과학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위원장’ 최민희는 ‘활동가’ 최민희를 잊었나”라고 비판했다.

 

MBC 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믿기 힘들 만큼 참담하다”며 “오랜 시간 언론 개혁과 방송 독립 투쟁의 최전선에서 언론인들과 발맞춰 연대해 온 ‘언론 시민운동의 선구자’ 최민희를 생생히 기억하는 이들에게, 어제 국회 과방위의 MBC 업무보고 과정에서 보여준 ‘과방위원장’ 최민희의 모습은 낯설고 당혹스러웠다”고 이같이 꼬집었다.

 

MBC 본부는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어제 오전 국감 현장에서 자신의 발언이 포함된 전날 리포트 하나를 재생하곤 보도본부장을 지목해 ‘팩트 전달에 잘못이 있다’며 이 보도가 중립적인지를 따져 물었다고 한다”며 “보도본부장이 개별 보도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하자, 최 위원장은 본부장을 강하게 질책한 뒤 퇴장 조치시켰다”고도 했다.

 

MBC 본부는 재차 “이후 방송광고 규제 완화 등 다른 주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도 다시금 본부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MBC에 대한 불만을 거듭해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MBC 본부는 “만약 기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면 얼마든 공식적인 절차로 검증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최 위원장은 그 방법을 택하지 않았던 것”이라고도 했다.

 

MBC 본부는 또 “MBC를 눈엣가시로 여겨 모든 국가기관을 동원해 공격했던 지난 내란 정권 아래 벌어진 일이었다면 차라리 담담하게 견딜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허나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염원이 모여 만들어 낸 새로운 정부 하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더 충격과 실망을 감추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MBC 본부는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한 40년 간 업적을 고작 반나절의 논쟁을 이유로 섣불리 잊어버리지는 않겠다”며 “부디, 서둘러, 우리가 익히 알던 ‘그 최민희’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