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곳...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일제강점기 시절 생겨난 마을...70,80년대 풍경이 그대로

 

군산에 가면 특별한 볼거리도, 명소도 없는데,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70∼80년대 한국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사실감 넘치는 풍경이 눈에 띄는 마을이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철길마을이라고 부른다.

 

곧 무너질 것만 같은 판잣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 사이를 아슬하게 기찻길이 지나간다. 한참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이런 풍경이 만들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원래 바다였던 경암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매립해 방직공장을 지으면서 변화를 가져왔고 땅주인이 따로 없었던 이곳으로 갈 곳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 됐다.

 

이 후 마을을 가로질러 철길이 놓여지고 지금의 철길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려 지게 됐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통행이 멈추면서 아쉽게도 지금은 기차가 다니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운행을 멈춘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주변엔 잡풀이 무성하고 철로는 붉은 녹이 두텁게 덮여있다.

 

 

마을의 풍경이 바뀌면서 철길 마을 주민들은 기차가 지나다니지 않는 철로 위에 자리를 펴고 나물을 말리기도 하고 벽에는 빨래를 널어 봄 햇빛에 바삭 말리기도 한다 아침이면 출근하는 사람들과 등교하는 학생들이 철길 위를 걸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문밖에 놓인 알록달록 꽃 핀 화분, 빨래집게, 벽에 기대인 자전거, 옹기종기 장독대가 놓인 느릿한 풍경이 70,80년대 한국의 과거 시간 여행을 와 있는 것만 같다.

 

또 다른 풍경은 마을 곳곳을 카메라에 담아 두기 위해 주말이면 카메라를 멘 젊은이들이 몰려든다. 밤이 찾아오면 가로등불빛이 켜지고 불빛을 받은 철길은 필라멘트처럼 반짝거린다. 이 또한 철길마을만이 지니고 있는 매력이다.

 

북적 북적하던 과거와 달리 많은 이들이 이 곳을 떠나면서 빈집이 종종 눈에 띄긴 하나 여전히 철길마을에는 주민들의 정겹고 소박한 삶이 이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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