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김아름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안을 최종 의결하며 당내 권력 재편이 본격화됐다. 지도부는 ‘과거와의 절연’과 ‘당 쇄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징계의 속도와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당의 정치적 비용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29일 회의를 열고 앞서 윤리위원회가 의결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안을 그대로 확정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윤리위 결정에 따라 최고위에서 제명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동훈 전 대표는 즉시 당적을 상실했으며, 당규에 따라 향후 5년간 재입당이 제한된다.
이날 최고위는 장동혁 대표가 주재했다. 8일간의 단식 농성 이후 전날 당무에 복귀한 그는 복귀 직후 제명안을 처리하며 특유의 리더십을 과시했다. 최고위 표결에서는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최고위원을 제외한 지도부 전원이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과정은 격론으로 얼룩졌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를 ‘악성부채’에 비유하며 제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도 기업처럼 회생을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아프지만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재준 최고위원은 “탄핵 찬성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나아가 당 안팎의 시선은 차갑다. 새로 출범한 윤리위원회가 하루 만에 전 대표에 대한 ‘최고 수위 징계’를 결정한 데 대해 “속전속결이 과연 공정이었느냐”는 지적이 빗발쳤다. 특히 과거 당의 근간을 흔들었던 권영세·권성동 등 중진 정치인들의 행보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점이 비교되며 ‘표적 징계’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또 민심의 온도를 보여주는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현장에서도 지도부를 향한 당원들의 불만이 분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쇄신을 내걸고 출범한 지도부가 오히려 지지층과의 간극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제명이 단기적으로는 지도부의 권력 구도를 공고히 할 수 있지만, 중도층과 핵심 지지층 이탈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통합’보다 ‘제거’를 택한 전략이 어떤 성적표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