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제품 대형마트 매대에서 철수..매출 급감

심상정 대표, 옥시측 사과내용의 핵심이 없다

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생활용품 기업 옥시의 제품을 이번주부터 매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이번주부터 옥시레킷벤키저에서 내놓는 전 카테고리의 상품에 대해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 매장에서도 고객들의 집중도가 좋고, 매출이 잘 나오는 엔드매대(각 매대 끝 코너에 위치한 매대)에 있는 옥시 상품은 다 빼기로 했다.

 

할인이나 추가 증정 등 옥시에서 기획하는 행사도 전면 중단키로 하고, 행사에 대한 안내문도 제거하고 있다. 안내문이나 앤드매대 제품 철수 등이 완전히 끝나는 시점은 다음주께가 될 전망이다.

본 매대에 있는 제품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해, 최소 운영하기로 했다는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옥시 제품을 대체할만한 다른 생활용품이 있는 경우 옥시 상품은 빼겠지만, 일부 대체품이 없는 경우는 불가피하게 남게 된다. 롯데마트 측은 “대체품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최대한 비슷한 상품으로 대체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옥시 제품은 ‘구색갖추기’ 정도밖에 안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가 옥시 제품 철수를 결정한 것은 최근 불고 있는 ‘안티(anti) 옥시 운동’을 감안한 행보로 보인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다른 관련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다, 지난 2일에서야 겨우 사과의 뜻을 표했다. 글로벌 기업의 무책임한 처사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옥시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대형마트에서 옥시의 제습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표백제 매출은 38%, 섬유유연제 매출은 7% 감소했다.

매출이 반 토막이 났으며 표백제 매출은 38% 줄었고 섬유 유연제도 7% 줄었다.

 

대형마트들이 지난달, 옥시 제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판촉 행사를 벌였는데도 이렇게 매출이 크게 떨어진 것은 불매운동의 영향이 상당히 컸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업종인데, 소비자들이 옥시를 선택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굳이 옥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롯데마트도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이 있는 만큼 도의적 차원에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일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주문한 것에 대해서도 “롯데마트는 자사 제품 구매이력이 증명되는 피해자라면 무조건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여러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에 대해 (옥시 측과) 소통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피해 보상 규모를 놓고 협의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옥시 제품에 대해 판촉행사는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옥시 제품 진열 면적을 줄이고는 있지만, 아직 제품 전면 철수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002년부터 피해자가 발생했던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14년이 지난 후 사과를 했던 점에 의구심이 들수 밖에 없는 사과다" 이어 "지난달 이메일 사과가 역효과를 부른데다, 옥시에 대한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수습해야 되겠다는 면피성 사과였다고 본다"고 말하면서 옥시 측 사과내용에 핵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밝혀야 하는데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며 "그냥 '잘못한 것을 바로 잡겠다' 이렇게 두리 뭉실하게 넘어갔다. 내용도 마치 무슨 사회공헌 하듯이 '인도적 기금을 내놓겠다'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