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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42]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동방의 등불’

일찌기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등불이 되라.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하여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서 습관의 모래 벌판에 길 잃지 않는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동방의 등불’

 

이번 칼럼에서는 인도의 시성으로 불리는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시인의 작품인 ‘동방의 등불’을 소개하고자 한다. 1861년 인도 벵골 지방인 캘커타에서 태어난 타고르 시인은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영국을 유학한 바 있고, 명문가문 출신으로 종교 및 철학적 사상을 바탕으로 한 문학에 힘을 썼다. 더욱이 이번에 소개하는 동방의 등불은 타고르 시인이 1922년 일본을 방문하면서 이웃나라인 우리나라 방문 요청에 응하지 못하자 미안한 마음에 <동아일보>에 기고한 시로 유명하다.

 

이 시는 서두에 우리나라의 앞날을 예언했고, 본론에서는 우리 국민들의 성품과 지식의 우수함을 강조했다. 시인 본인은 또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으로 평가했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찬란한 부활을 희망했다. 더욱이 이 시가 쓰여질 당시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 식민통치를 받는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다. 즉 우리 선조들에게 그는 희망을 주는 시를 선물한 것이다. 당시 우리 선조들은 이 시를 입으로 외우고 마음에 간직하며 해방의 그날을 기다렸다고도 한다.

 

이 시는 현재 전 세계인들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암울한 시절을 보낼 때 백신개발로 예방주사를 맞고, 코로나 종식을 기다리는 마음과도 같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던 시, 동방의 등불이 다시 한 번 켜져서 전 세계를 밝게 비춰졌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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