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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댐에서 두꺼운 현재까지

김혜원 · 문슬 2인 사진 통섭전 인사동 갤러리 인덱스서

(시사1 = 김재필 기자) 1978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는 사진 디렉터인 존 사코우스키가 기획한 <거울과 창Mirrors and Windows>전이 열렸다. 이 전시회에서 사코우스키는 사진을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제작한 사진(거울)과 세계에 대한 탐구의 수단으로 제작한 사진(창)으로 나눠 전시하였다. 이러한 이분법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사진의 정체성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어왔다. 한국사진에서도 ‘표현’과 ‘재현’은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아 왔다.

최근 눈빛출판사가 고군분투하며 펴내는 한국 현대사진가 시리즈 ‘눈빛사진가선’의 70, 71번이 동시에 출간. 전시 되고 있다.

 

김혜원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 흑백사진 18점 전시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은 ‘용담’ 마을을 근대화로 인한 실향의 제유적 공간으로 해석하여 1990년대 우리나라 개발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용담’ 마을은 전북 진안군 1개 읍 5개 면 68개 마을뿐만 아니라 당시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던 새만금 간척사업과 후에 백지화로 귀결된 동강 영월댐건설사업 등의 1990년대 우리나라 전 개발 상황을 상징하고 있다. 특히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은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 산업문명의 패권적 지배 상황과 서구적 자본주의적 일직선적인 진보주의를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문슬 <두꺼운 현재> 흑백사진 18점 전시

 

«두꺼운 현재»는 스며들다, 과거완료-익숙한 낯선, 과거-편안한 어두운, 현재완료-불편한 밝은, 현재-낯선 익숙한, 향하다 등의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꺼운 현재>는 시간에 대한 감각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시간에 대한 치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심리를 탐구하면서 그 두꺼운 시간을 흑백 사진 속에 풀어 놓았다. 그래서 각 장의 소제목에는 시간을 나타내는 시계와 달력이 제일 먼저 등장한다. 이는 사진의 본질이 시간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것 역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개를 들어 멀리 세상을 바라보건 고개를 숙여 자기를 들여다보건 사진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 두 작가의 작업은 말하고 있다. 기록과 예술이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서사와 서정이 사진이라는 형식 속에 수렴된 경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기록과 예술사진에 대한 몰이해와 반목을 극복하는 작지만 중요한 사진 통섭전이 될 것이다.

한편 오는 9월 23일 오후 3시에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작가의 사진철학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고 이번 전시는 년10월 2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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