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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21]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찌 한 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게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김종해,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김종해 시인의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를 소개하고자 한다. 김 시인은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내란’으로 당선됐고,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낼 만큼 명망이 높은 시인이다.

 

김 시인은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역경과 환난을 당하는 일을 파도치고, 바람이 부는 자연현상에 비유했다. 그뿐인가. 사랑에도 역경과 환난이 없을 수 없음을 강조했다. 김 시인은 이 작품을 통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추운 겨울과 사랑의 아픔 등 역경을 이겨낸 후에 꽃이 피는 봄이 온다고. 이제 봄은 멀지 않았다. 혹독한 겨울 차가운 삭풍을 몸소 견디어 내는 당신이 바로 새봄의 주인공이라고.

 

김 시인의 시를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사회에서 아픔을 견디고 있을 장기이식 대기자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서다. 작년 10월 초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기이식 수술 기간은(그해 6월 기준) 평균 5년 4개월이라고 한다. 장기이식을 위해 다수의 대기자들이 5년 넘게 고통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최초로 국제기준을 준수한 이종장기이식임상시험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돼지의 각막 및 췌도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을 중점으로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종장기이식이란 동물의 조직 및 세포 등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는 장기부전환자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분야다.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등장해 장기이식 대기자들에게 희망을 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이제 봄은 멀지 않았다. 당신의 아름다운 꽃이 필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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