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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진동의 소리 어떻게 듣는가 (23)

박선희 박사의 힐링 칼럼

내면소리를 듣는 일은 참으로 섬세한 작업이다. 우선 어떤 것에도 방해 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에 있으면 듣기 쉽다. 가장 쉬운 방법은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다 보면 자연히 생각이 멈춰지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언뜻 내안에서 소리가 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러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이를 찾아 집중하려고하면 잘 안 된다. 예를 들면 “이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지금 들리는 소리가 어떤 소리 이지”? 하는 의문을 갖는 순간 이 소리는 사라진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버리려고 하는 것도 방해가 된다. 말하자면 어떤 의도든 간에 생각이 사라져야만 소리와 하나가 될 수 있다. 차라리 명상중 잠시 선잠에 빠져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듣기 쉽다.

 

명상을 하다가 소리와 동조되기 시작하면 소리 안에 흐르는 리듬에 편승한다. 소리의 흐름에 타게 되면 가슴으로 그리고 몸 전체로 소리를 느끼고 듣게 된다. 그런 상태가 되면 자연스럽게 저절로 몸이 움직여진다. 나는 때때로 이렇게 내면소리를 통해 움직이는 춤명상을 즐긴다. 이는 마치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의지와 상관없이 음악에 빨려 들어가 가슴에 벅찬 감동을 느끼고 몸이 절로 움직여지는 체험에 비유할 수 있다. 외부 소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음악은 남들과 공유할 수 없는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라는 점이다. 또한 이 소리에 나의 의식이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미세한 파동과 일체가 되는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그 리듬에 빨려 들어가면 시공간의 감각은 사라지고 氣와 같은 흐름 속에 자연스레 몸을 맡기게 된다. 몸은 자동적으로 전후좌우로 바람처럼 부드럽게 움직인다. 요가에서와 같이 배꼽아래 단전에 집중하여 호흡하면 단전 중앙에서부터 용트림을 하듯이 꿈틀꿈틀 척추를 타고 머리꼭대기 까지 올라오면서 에너지가 빛이 되어 쏟아 오르기도 하고 사방으로 몽실몽실 퍼져나가기도 한다.

 

코브라나 사슴이 아름답고 감미로운 소리 혹은 진동에 현혹 되듯이, 성인과 선각자들은 소리가 마음을 끌어당기고 흡수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냈다. 이 소리에 흡수되면 황홀감을 느끼게 되는데 수피 (Sufi)들은 이 내면의 음악을 듣고 춤을 춘다고 기록되어있다.

 

내면의 음악에 의식을 기울이는 수행법을 소리요가(sound of yoga)라고 한다. 소리요가는 우주에서 진동하는 우주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아름다운 명상법 중 하나라고 말한다. 또한 적은 노력으로 누구나 쉽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깨달음에 이르는 가장 쉽고도 빠른 길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먼저 내면의 우주 음악이 무엇인가. 우주공간의 내부 및 외부, 안과 밖에서는 지속적인 진동과 소리가 발생한다. 소리는 아나하드Anahad 라고 하는데, 하나의 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리를 의미한다. 즉 이 소리는 힌두교 경전에서는 신성한 소리인 '옴', 기독교에서는 '말씀',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창조의 말씀', 도가에서는 '말없는 말' 등으로 불리고 있다. 또 수많은 불교 경전에서는 천상의 음악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만약에 명상 중에 소리가 들리면 전생에서의 어떤 행위가 카르마가 되어서 현생에 영향을 미쳐 명상 훈련을 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나하타anahata 소리는 크리아Kriya 요가를 훈련하는 요기들이 영적 수행을 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표시라고 한다. 이는 에너지가 움직이는 통로인 나디스Nadis가 정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싸인 이라는 것이다. 크리아요가 수행법에서는 보통 양쪽 귀를 귀마개로 막고 귀안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려고 하면 아나하타라고 불리는 신비로운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이 아나하타anahata란 즉, 마찰이나 충격이 없는 소리를 말한다. 이 소리는 북이나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처럼 치거나 당겨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아나하타소리는 심장에 위치하고 있는 네 번째 챠크라Chakra 인 아나하타 챠크라에서 오는 소리이기 때문에 아나하타라고 부른다. 정상적인 감각 기관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나 내부 음악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심장 챠크라의 아나하타는 자기 자신만의 소리 진동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자기 자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소리 진동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 할 수 없음을 나타낸다. 이 내면의 소리는 신성하며 일단 이에 도달하면 수행자의 차크라가 열리게 되어 궁극적으로 몸을 우주에 결합시킨다.

 

쿤달리니가 각성하게 되면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빛이나 소리들을 보거나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에 도달한 사람들은 아나하타의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명상을 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쿤달리니의 각성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Ajap Japa 명상:So Hum "I am That" 라는 만트라를 외우면서 호흡하는 명상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는데, 이 Ajap Japa 명상을 한 1-2개월 하게 되면 열 가지 소리를 명확하게 들을 수 있게 되며 영혼의 음악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인도 사상가인 까비르Kabir가 말하길 “아나하드 나다anahad nada를 들었네. 그러한 천상의 음악에 내 의식은 저절로 사라져버렸네. 신들과 여신들은 그러한 공간에 존재하지 않네. 햇빛도 없고 그늘도 없네”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참을 수 없는 분노, 탐욕과 질투에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이 온다. 다만 이러한 혼란스러운 생각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얼마나 지혜롭고 멋진 일인가!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는 포착하기 어려운 미묘한 소리이기는 하나 이 소리에 집중하면 쉽게 명상에 몰입할 수 있다. 이 수행법은 단시간에 소리 안에서 위안과 평화를 찾을 수 있게 하는 슈퍼 급속 충전기와 같다. 물론 이 소리는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소리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는 없으나 우주의 의식 궁극적으로 우주의 창조자인 신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매혹적인 수행법중 하나이다.

 

참고자료

 

Surat Shabd Yoga, Kirpal Singh, 2006

 

The Law of Attention: Nada Yoga and the Way of Inner Vigilance, Edward Salim Michael, 2010

 

Tantra Yoga Nada Yoga Kriya Yoga, Swami Sivananda, 2004

 

요가난다에 의해 서양에 알려진 크리야요가Kriya Yoga는 과학적이고도 진보된 강력한 수행법으로 알려져 있다. 크리아요가 시스템에는 옴의 소리 진동을 듣는 일련의 기법이 있는데 이 부분은 나다 Nada 요가의 사운드 기술을 하나로 만들어 통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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