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태훈 시인푸른 잔디에 이슬은 빛나고 리듬타고 노래하는 바람, 바람. 풀속의 작은 꽃잎에도 사랑 전하는 맑은 햇살 사이좋게 풀 뜯는 야크들의 언덕 그곳에 핀 민들레들. 돌산이 부끄러운 듯 산 가리는 구름 그림자 그곳에 있었다 낯설지 않게 꿈을 꾸듯 내 고향은. -정선영, 시 ‘꿈을 꾸듯-몽골 테를지에서’ 이번 칼럼에서는 정선영 시인의 시집 ‘내 안의 길’에 담긴 ‘꿈을 꾸듯’이란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정 시인과 필자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한국시낭송가협회 및 백양문학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꿈을 꾸듯이란 시의 제목에 ‘몽골 테를지에서’라는 부제를 달은 점을 비춰볼 때, 그의 작품은 몽골 여행 때 느낀 점을 문학으로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시인들은 종종 세계 곳곳을 다니며 기행시를 쓴다. 정 시인의 이번 작품은 공개되자 몽골의 자연경치를 글로써, 깨끗한 문학적 표현을 가미해 작성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 작품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미중갈등과도 연관이 깊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인도태평양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이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행보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
▲우태훈 시인잔고를 조금씩 줄이면서 석류알처럼 눈뜨고 싶구나. 그동안 흐드러지게 꽃 피우거나 나비 벌들 떼지어 윙윙 몰려와 제풀에 뚝뚝 떨어져 묻히는 꿀 단지 하나 그득히 빚은 일도 없으나 잎사귀들 한두 잎씩 떨어뜨리고 곁가지 곁넝쿨도 조금씩 쳐내고 몰아치는 성난 돌개바람이나 괴어서 소용돌이치는 물줄기도 돌려서 겨우내 개울둑에 알몸으로 홀로서서 이브처럼 눈뜨고 싶구나. - 문덕수, 시 ‘조금씩 줄이면서’ 이번 칼럼에서는 ‘청태’ 문덕수 시인이 쓴 ‘조금씩 줄이면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1928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문 시인은 1955년 10월 현대문학에 시 ‘침묵’을 공개하면서 시인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1956년 ‘바람 속에서’ 등이 추천 완료돼 문단에 등단했다. 그는 주로 주지시를 썼다. 그의 시는 무의식 속 순수한 이미지를 새롭고 참신한 감정으로 표현한다는 평가를 문학계로부터 이끌어냈다. 실제 ‘조금씩 줄이면서’는 그의 순수 심리주의 경향이 뛰어나며, 자아의 성찰, 내면세계의 추구하는 바가 잘 형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이웃국가인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이다. 일본 넷
▲우태훈 시인성군(星君)은 인천항의 관문이다. 연안부두 앞바다에 투포환을 던진다 바다에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바닷물은 동심원을 그리고 퍼져간다 야구공을 던진다 이번에는 좀 더 멀리 날아갔다 소리도 작고, 동심원 그리는 것도 약하다 임오군란의 결과로 제물포조약이 체결되었으니 서기 1882년의 일이다 개화파의 고공 드라이브만 계속 되었더라도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한 세대가 지난 서기 1911년 검여 류희강 선생께서 탄강하셨으니 시당을 예비하신 듯하다 40여년이 지나 인천상륙작전이 있었다 다시 8년이 지나 바다가 보이는 경산인 문학산과 천제를 지내는 마니산의 정기를 받아 성군 우태훈이 태어난 것이다 성군은 인천국제공항의 관문이다. 성군이 태어난 43년 후 ‘인천신공항은 개항됩니다’ 그때 지은 자축시를 보면 진시 인천국제공항 첫 개항하다 하늘에서는 축하의 눈발이 날린다 푸릇한 나뭇가지에도 눈이 내린다 봄에 함박눈을 보니 신기하다 봄기운 완연한 겨울날씨다 우(禹)임금이 신화같은 실존인물이듯이 오늘의 함박눈은 신화같은 현실이다 하늘에서도 인천신공항 개항을 축하해 주는 것이다 성군은 인천국제공항의 관문이다. - 우태훈, 시 ‘내 고향 인천광역시’ 이번 칼럼은 필자의
▲우태훈 시인사랑의 등불 켜고 꿈으로 깊어지는 영혼의 화음 흐르는 시냇물처럼 마음은 언제나 은하수를 닮아 환상의 끝에서 하늘을 가른다 봄햇살 꿈꾸는 합창소리는 새벽 이슬에 맺히는 향기 가득한 그리움 별의 따스함 들을 수 있는 그대 가슴 속에 천년을 안고 해뜨는 소망 기원하면서 사랑의 불 밝히리라 - 김문중, 시 ‘사랑의 등불’ 이번 칼럼에서는 한국시낭송가협회 및 백양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김문중 시인의 시 ‘사랑의 등불’이다. 필자와 김 시인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간 한국시낭송가협회 및 백양문학회에서 함께 호흡했다. 김 시인은 시 낭송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 감정을 아낌없이 시 창작에 쏟는 것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그가 쓴 ‘사랑의 등불’ 역시 서정적인 분위기를 마음껏 풍기는 시로, 그의 시집 ‘시의 왕국’에 출전한 작품 중 거작으로 문학계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 시인의 작품 ‘사랑의 등불’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가올 2022년 새해와도 연관이 깊다. 다가올 새해에는 ‘위드코로나’가 지금보다 더 급진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해보고,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굵직한 선거 등에서 국민을 위한 지도자들이 선출되길 희망해본다.
▲우태훈 시인하늘이 좋다 새들이 나다니는 파란 하늘이면 파란 꿈이 방울방울 떠올라 좋고 먹빛 구름 드리운 하늘이면 시원하게 부서져 내릴 투명한 변신이 좋다. 하늘이 좋다 흰 구름이 떠가는 하늘이면 이 마음 구름 따라 유유히 흘러 좋고 내게 아무도 없는 하늘이면 나를 펼쳐 뒤돌아볼 수 있어 좋다. 하늘이 좋다 그리움으로 가득 찬 하늘이면 그리운 얼굴 하늘만큼 떠올라 좋고 서러움에 가슴시린 하늘이면 하늘만이 내 마음 알아주니 더더욱 좋다. - 조덕혜, 시 ‘하늘이 좋다’ 이번 칼럼에서는 월향 조덕혜 시인의 시집 ‘비밀한 고독’에 실린 ‘하늘이 좋다’를 소개하고자 한다. 월향 조 시인과 필자는 지난 2008년에서 2010년간 인터넷 커뮤니티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에서 인연을 맺고 함께 시 활동을 진행한 바다. 월향 조 시인은 그리움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시를 주로 작성했다. 그리움은 사랑과 고통을 동반하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선지 조 시인은 사랑의 열정과 진실의 탐구로 일관된 시를 쓰면서 ‘사랑과 진실의 완성된 모습’을 이번 작품 ‘하늘이 좋다’로 표현했다. 이번 칼럼을 소개한 또 다른 이유로는 이웃나라 일본에서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
▲우태훈 시인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김현승, 시 ‘가을의 기도’ 이번 칼럼에서는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김 시인은 기독교적인 경건성을 바탕으로 인간 존재의 운명 및 내면의 세계를 문장으로 변환하는데 두각을 보였다. 이번에 소개하는 ‘가을의 기도’ 역시 절대고독을 통한 삶의 궁극적인 가치를 추구했다는 평을 문학계로부터 이끌어냈다. 이번 칼럼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사회를 뒤덮은 코로나19가 서서히 옅어지고 있는 점과 연관이 깊다.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일상생활’을 잃어버린 인류. 그리고 ‘일상생활’의 복귀를 원하는 인류의 기도에 신께서 응답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실제 1일 오전 5시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첫 단계 방역완화 계획이 실시된다.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다. 대부
▲우태훈 시인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 박인환, 시 ‘세월이 가면’ 이번 칼럼에서는 ‘목마와 숙녀’라는 시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박인환 시인의 ‘세월이 가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박 시인은 왜정시대에 출생해 해방을 맞이했고, 6·25 남북전쟁을 경험한 세대로 동족간 비극을 겪은 인물이다. 연장선상으로 폐허가 된 서울, 불안과 무질서가 난무하는 혼란 속에서 상징적인 의미의 문장을 구사해 시를 만들어 그 시대 때 문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시인의 시 ‘세월이 가면’을 소개하는 이유로는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과도 연관이 깊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날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전립선 관련 지병을 앓고 오랜생활 투
▲우태훈 시인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서정주, 시 ‘국화 옆에서’ 이번 칼럼에서는 대한민국에 사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았을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 시인의 초기 작품은 원색적인 시를 써오다가, 그의 말년에는 동양사상의 작품을 주로 쓰게 됐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많은 작품을 썼으며, 한국의 시성이라고 불릴 만큼, 그의 인지도는 높다. ‘국화 옆에서’라는 작품은 경향신문에 1947년 11월9일자에 실린 시다. 이 작품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가을날에 무서리가 내리고 이색적인 모습의 조화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계절과 잘 어울린다는 얘기기도 하다.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가 실시될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는
▲우태훈 시인아무도 없는 집을 들어설 때마다 텅빈 하루처럼 일상의 북적임에 빼앗긴 나를 다시 찾아놓는 적요한 저녁 무렵 어쩐지 오늘은 사람 냄새가 난다. 푹 끓인 김치찌개에 데워진 냄비가 조금 전인 듯하다. 따뜻한 밥 한 공기가 기다리는 식탁 위에 올려진 정 오래도록 묵혀둔 이제는 낯설기까지한 행복이다. 거실 한 편에 빨래가 곱게 개어진 딸 아이의 고운 마음을 서랍에 담으면서 가끔은 낯설어도 행복한 이유가 되는 사는 맛이란 이런 게지. 우렁이각시 아니어도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얼굴 이윽고 학원에서 나오며 상기된 인사말 “엄마, 저녁 먹었어요?” 정말 눈물나게 행복한 날이다. - 배월선, 시 ‘어떤 날은 낯설어도 행복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인터넷상 시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배월신 시인의 처녀작인 ‘어떤 날은 낯설어도 행복하다’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배 시인의 처녀시집인 ‘당신과 함께 가고 싶은 나라’에 수록된 것이기도 하다. 배 시인은 경남 창원 한마음병원에서도 근무했던 인물. 당시 그는 평범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문장으로 풀어내는 탁월한 창작력을 보여줬다. 이 작품을 살펴보면, 복
▲우태훈 시인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남아있습니다 누군가가 건너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흔적도 없습니다 지난 여름 장마에는 세상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싯누런 흙탕물이 소용돌이 치더니 그런데 더 조용히 옛날처럼 있습니다 깊은 시름, 깊은 슬픔, 깊은 후회 다 깊은 강처럼 흘러갔으나 흘러갔으나 흐르지 않고 거기 그냥 그렇게 있습니다 - 김창완, 시 ‘깊은 강처럼’ 이번 칼럼에서는 1942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개화’로 당선돼 문인의 길을 걷고 있는 김창완 시인의 ‘깊은 강처럼’을 소개하고자 한다. 김창완 시인과 필자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시와수상문학 내 시창작과정반에서 인연을 맺었다. 김 시인의 ‘깊은 강처럼’은 그의 시집 ‘나는 너에게 별 하나 주고 싶다’에 등장한다. 필자가 그동안 봤던 김 시인은 평소 우직하고 곧은 성품의 시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이러한 성품은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다. 강물이 흘러가도 변함없는 것은 강물이라는 것, 장마철 많이 흘러온 물들이 범람을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물이 평온을 되찾는 다는 것 등등 마치 시인의 강직한 성품에서 탄생한 고뇌를 엿볼 수 있는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