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대통령의 섬으로 불리는 휴양지 저도를 오는 9월에 국민에게 돌려 주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거제시에 있는 저도를 방문해 지자체 발전 유공자 등 17개 전국 시도에서 온 국민 100여 명과 저도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저도는 진해와 부산을 방어하는 전략적 위치로 인해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군사기지로 활용되어 지금까지 해군에서 관리하고 있는 곳이였다. 하지만 1972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별장지로 공식 지정되어 일반인은 자유롭게 거주하거나 방문할 수 없었고 어로 행위도 전면 금지됐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저도를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의 '청해대'라고 했으며, 박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휴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대통령의 섬으로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도 여름 휴가철 저도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불편을 겪었을 지역 주민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저도 개방이 거제시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저도 일대 바다는 옛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께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도가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곳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100대 국정과제에도 저도 반환을 포함하면서 저도 반환 문제는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지만, 국방부와 해군이 군 안보 문제 등을 들어 일부 개방을 주장해 난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거제시와 국방부, 해군 등이 포함된 '저도상생협의체'는 지난 5월, 오는 9월부터 1년간 저도를 시범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주 5일, 하루 2번 여객선을 운항한다는 내용으로 입도 인원은 하루 600명으로 제한된다.
문 대통령은 "휴가를 보내면서 보니,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특별한 곳이었다"며 "이런 곳을 대통령 혼자 지낼 게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들과 함께 지내야겠다, 이런 생각을 더 굳히게 됐다"며 개방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시범 개방을 해나가다가 준비가 갖춰지면 완전히 전면적으로, 본격적으로 개방할 생각"이라며 "대통령 별장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또 대통령들이 휴가 보내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 하실 국민들이 많으실 텐데 우리 거제시와 경남도가 잘 활용해서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저도에는 2층 규모의 청해대 본관를 비롯 경호원 숙소, 관리 요원 숙소, 장병 숙소, 자가발전소, 9홀 규모의 골프장, 인공 백사장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