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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나폴리’ 통영으로 가볼까

통영은 싱싱하고 저렴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한국의 나폴리’, ‘예향’ 등의 수식어가 생각나는 곳 통영, 통영이 매력 있는 이유는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사시사철 풍부한 먹거리를 내주는 건강한 남해를 품은 까닭이 아닐까?

 

아름다운 다도해 풍광도 훌륭했지만 싱싱하고 저렴한 횟감이 넘쳐나니 애주가들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거기에 완벽한 해장 음식까지 힘을 보태니 그야말로 주당들의 파라다이스다. 애주가 아닌 애식가의 입장에서도 이 고장은 참 풍요롭다.

 

통영을 찾는 이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중앙전통시장과 서호시장이다. 이들은 싱싱한 활어를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는 풍문의 근원지다. 강구안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남망산도 근처에 있어 회를 양껏 맛보고 산책하기에도 좋다. 시장을 마주한 문화마당에는 거북선이 위풍당당하게 자리한다. 끊임없이 드나드는 고깃배들과 활어들의 종착지인 시장은 이들의 생명력으로 펄떡인다. 볼거리 가득한 통영, 먹거리 역시 넘쳐난다.

 

먹거리 넘치는 통영에서 무엇을 먹을까. 통영 겨울 별미로 첫손에 꼽히는 굴과 못생겼다고 괄시받던 물메기탕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겨울은 찬바람에 바닷고기 살찌는 맛있는 계절 아니던가. 이들만 맛보기는 아무래도 아쉽다. 야무지게 통영 겨울을 맛보고 싶어 '다찌'를 찾아 나섰다.

 

'다찌'는 술을 시키면 술에 안주가 딸려 나오는 통영식 술집을 말한다. 횟감, 즉 맛있는 안주가 풍족한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주문화다. 꼭 해산물이 아니더라도 인심 넉넉한 내륙지역에도 비슷한 것들이 있다. 나오는 방식이나 안주의 종류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푸짐한 먹거리에 한잔 할 수 있다는 점만 놓고 보자면 삼천포나 진주의 실비집, 마산의 통술집 그리고 전주 막걸리 등과 닮았다. 물론 통영 다찌의 포인트는 진귀한(?) 해산물에 있긴 하다.

 

본격적인 다찌 탐방에 나서기 전 '다찌'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발음도 독특한 다찌, 무슨 뜻일까? 시장통에서 만난 이들에게 물어보니 대답이 갈린다. 어떤 이들은 일본 선술집을 뜻하는 '다찌노미'에서 왔다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다 있지'를 줄여서 붙은 이름이라고 설명한다.

 

다찌의 특징이자 매력은 술병이 늘어갈수록 새로운 안주가 나온다는 점이다. 귀가 솔깃해지는 대목이다. 사람 마음은 비슷하기 때문일까. 다찌 소문을 들은 이들이 진귀한 안주 맛볼 욕심에 다찌집을 찾아가 술은 시키지 않고 귀한 안주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아져 예전의 아름다운 상차림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기본 한상이 2인 기준 5만원 선으로 정해진 것도 같은 이유다. 잔뜩 기대하고 갔다 "다찌집 가느니 횟집에 가는 게 낫다"는 실망 섞인 표현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전설의 다찌, 진실은 무엇일까.

 

전에는 지금처럼 다찌집에 기본(5만원)상이 따로 없었다. 소주 한병에 얼마, 맥주 한병에 얼마 이렇게 시작했다. 술값에 안주가 포함되니 안주를 따로 주문하는 일반 주점보다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지금도 기본을 시킨 후 추가되는 술은 한병에 소주 1만원, 맥주 6000원이다. 통영 애주가들은 기본 이후부터 진짜 안주가 나온다고 알려줬지만 소심한 주력(酒力)을 가진 이들에게는 기본도 벅차다. 해산물 안주로 이름을 알렸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통영 다찌의 메인은 술이다. 술을 시키면 안주가 딸려 나오는 시스템임을 잊지 말자.

 

다찌를 맛보려면 항남동과 정량동, 그리고 무전동으로 가면된다. 강구안을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 항남동이 동쪽으로 정량동이 자리한다. 항남동에 자리한 물보라다찌(055-646-4884), 대추나무다찌(055-641-3877), 벅수실비(055-641-4684)와 정량동의 담부랑다찌(055-642-6543), 강변다찌(055-641-3225)가 알려졌다. 무전동의 호두나무실비(055-646-2773)와 토담실비(055-646-1617), 봉평동의 울산다찌(055-645-1350)도 많이 찾는다.

 

자, 이제 다찌를 맛볼 시간이다. 대라스(大+glass, 소주를 유리잔에 마시는)족이 넘쳐난다는 통영 토박이와 함께 가야 제대로 대접받는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건 그가 여기 사람이라기보다는 단골이기 때문 아닐까. 무엇보다 다찌의 본모습을 소개해야 하기에 토박이들이 추천한 다찌집 중 한 곳에 단골과 동행하지 않고 가기로 했다.

 

기본을 시키면 먼저 술이 병째로 통에 담겨 한 번에 나온다. 첫 번째 상은 밑반찬과 함께 제철 과메기와 간자미 해물전 등이 나온다. 별미라는 털게 쯤은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건만 실한 꽃게가 가리비, 새우와 함께 등장한다. 과일과 야채도 한 접시 있다. 어느 정도 먹자 다찌의 메인, 해산물이 나온다. 광어와 병어, 전복과 해삼·멍게·개불·굴이다. 일반 횟집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별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

 

회까지 먹고 나면 배가 부르다. 회를 먹고 나면 조개를 다져 야채와 된장 등을 더해 구워낸 유곽과 생선 구이, 그리고 통영 겨울 별미 물메기탕이 나온다. 다른 다찌집과 약간의 재료 차이가 있을 뿐 기본 구성은 비슷하다. 나오는 순서 역시 주인장 마음이다. 여기에 술을 더 주문하거나 단골과 동행하면 해산물 안주가 더해진다. 양은 부족하지 않다. 2인 기준 5만원은 1인 2만5000원이나 4인 이상일 경우 2만원씩 할인해주는 곳도 있다. 다찌보다 술값은 저렴한 대신 안주는 따로 시키는 반다찌도 있다. 기본 안주는 제공된다.

 

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수도권 → 중부고속도로 → 통영IC → 통영시청

 

* 대중교통
서울→통영
≫ 강남터미널(1688-4700)에서 매일 40~60분 간격으로 17여 회(07:10~19:30, 심야 23:00~24:30) 운행, 4시간10분 소요. 요금 3만1100원, 심야 3만4200원
≫ 남부터미널(02-521-8550)에서 매일 26회(06:40~21:00, 심야 22:10~23:30) 운행, 4시간30분 소요. 요금 2만3500원, 심야 2만5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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