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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 위대한 두 천재의 컬래버레이션 ‘돈키호테’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 국내 최초 출간

(시사1 = 박은미 기자) 문예출판사는 위대한 두 천재의 컬래버레이션 ‘돈키호테’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을 국내 최초 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돈키호테’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은 최초의 근대소설이자 세계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돈키호테’와 20세기 초현실주의 미술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컬래버레이션이다.

 

‘돈키호테’ 1권의 삽화들은 1946년 미국 랜덤하우스 출판사가 출간한 ‘명성이 자자한 라만차의 돈키호테의 일생과 업적 제1부’에 실린 드로잉과 수채화 작품들이다. 화가뿐 아니라 작가, 영화감독, 무대미술가로서 다양하게 활동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인정받은 살바도르 달리는 ‘맥베스’, ‘몽테뉴 수상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많은 문학작품의 삽화가이기도 했다. 달리의 예술적 영감은 조국 스페인에 관한 주제를 접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세르반테스의 작품에서 달리가 돈키호테라는 인물에 깊이 매료됐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나와 광인의 유일한 차이는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라는 말을 모토로 삼았던 달리의 마음속에는 분명 돈키호테가 있었다. 세르반테스의 천재성이 달리의 천재성을 끌어냈고, 환상과 마법으로 가득 찬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돈키호테’에서 가장 유명한 풍차 전투 장면을 돈키호테 머릿속 상상으로 표현한 그림을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또 달리가 사랑했던 엠포르다 지방과 아내와 집을 짓고 살던 리가트 항구의 모습을 작품 속 라만차의 풍경에 담아낸 것은 이 작업에 대한 그의 애정을 보여준다.

 

‘돈키호테’ 2권의 삽화들은 1957년 프랑스 파리의 미술전문 출판인 조셉 포레가 출간한 ‘라만차의 돈키호테’에 실린 석판화 작품들이다. 랜덤하우스판 ‘돈키호테’ 출간 후 10년 만에 포레는 달리에게 ‘돈키호테’에 수록할 새로운 석판화 시리즈를 제안했고, 포레의 설득으로 작업을 수락한 달리는 석판화에 전무한 새로운 기법들을 탐색하고 실험했다. 가장 유명한 기법은 화승총에 잉크를 듬뿍 바른 탄환을 넣고 발사해 독특한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달리는 이 기법을 ‘불리티즘(bulletism)’이라 명명했다. 개미처럼 작은 병사 무리로부터 시작된 소용돌이가 갑옷 입은 돈키호테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그림(작품명 ‘돈키호테’)에서 이 기법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잉크에 적신 빵을 석판 위에 놓고, 코뿔소의 뿔로 눌러 으깨는 기법은 잭슨 폴록 같은 액션 페인팅 작가들의 기법과 유사한 다이내믹한 선들을 만들어낸다. 달리는 이 기법으로 돈키호테가 풍차 거인의 환영을 공격하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가장 단순명료한 풍차를 그려냈다(작품명 ‘풍차에 대한 공격’). 2권의 삽화들은 돈키호테의 서사를 직접 연상시키지는 않지만, 폭발적인 색채와 이미지들은 작품에 흐르는 한결같은 절박함의 정서를 자아낸다.

 

달리는 서구 문학의 가장 위대한 작품 ‘돈키호테’의 삽화에 신화와 상상 그리고 현실이 결합된 그의 세계를 오롯이 담아냈다. ‘돈키호테’ 살바도르 에디션은 전 세계에 출간된 ‘돈키호테’ 판본 중 가장 특별하고 가장 ‘돈키호테’다운 판본이 될 것이다.

 

‘돈키호테’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을 번역한 역자 김충식은 40여년간 스페인어 사전과 교재를 집필하고 연구 및 강의를 통해 한국에 스페인어와 스페인 문화를 보급하는 데 힘썼다. 오래전 스페인 세르반테스 박물관을 방문한 후 ‘돈키호테’를 번역하기로 마음먹고 10여년의 노력 끝에 ‘돈키호테’ 1, 2권을 완역해냈다. 스페인어 사전 집필자답게 풍부한 어휘를 활용해 속담과 수사가 많은 원작의 특성과 문체를 최대한 살렸으며, 작품 속에 녹아 있는 당시의 시대상과 고유한 문화까지 담아내고자 애썼다.

 

‘돈키호테’에 대한 가장 정확한 역주로 알려진 마르틴 데 리케르 판을 저본으로 삼았으며, 본문에 인용된 중세 기사소설과 유럽 고전의 출처와 숨은 의미까지 밝힌 상세한 옮긴이 주를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돈키호테’에 대한 역자의 남다른 애정이 묻어나는 치밀하고 정성 어린 번역은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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