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정의 다음 장, 중요해진 ‘김민석 역할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의 정책을 당이 지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국면이 다가와서다. 큰 방향을 정하고 제도를 바꾸는 단계에서, 이제는 그 결정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정치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김민석 대표가 2일 당 최고위원회의 때 언급한 발언엔 이런 변화가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는 이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체제의 출범을 언급하면서 수사와 기소의 엄격한 분리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원칙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관련 법령과 조직체계를 신속하게 정비하고, 경찰의 수사 역량을 높이는 한편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와 통제도 시스템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주목할 것은 ‘검찰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검찰개혁 이후 어떤 형사사법 체계를 만들 것인지, 경찰 권한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까지 과제를 확장했다. 개혁의 대상보다 개혁 이후의 시스템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미 전략투자에 대한 발언도 비슷하다. 한미 양국은 1일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을 첫 전략투자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 협력 틀을 마련하는 한편 알래스카 LNG 사업은 상업성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투자 원리금 회수 전 수익을 5대5로 배분하는 구조 등을 제시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를 두고 협상의 결과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행 과정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대미 투자가 외교적 사안인 동시에 경제와 안보의 문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여당 대표 필요성은 바로 이런 데 있다. 정부가 협상을 하고 정책을 결정한다면, 여당은 그것을 국회와 정치의 영역에서 뒷받침해야 한다. 필요한 입법을 만들고 예산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정책이 당초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살피는 일도 여당의 책임이다.

 

김민석 대표 역할을 이 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검찰개혁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정착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대미 전략투자는 합의보다 실제 사업의 성과와 위험 관리가 중요해지는 단계에 들어섰다. 두 사안 모두 정부 혼자 추진해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회의 입법과 예산, 여당의 정치적 조정이 함께 필요한 일이다.

 

김민석 대표가 두 사안을 한 자리에서 함께 언급한 것도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제도의 변화와 대외 경제협력이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 집권세력이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국정의 일부라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실제 성과와 제도의 안정적인 작동 여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가 큰 결정을 내린 지금, 정치의 무대는 다시 국회와 여당으로 옮겨오고 있다. 그 무대의 중심에 김민석 대표가 서 있다. 국정의 다음 장에서 김민석 대표 역할론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