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장병이 폭발하지 않은 지뢰 1발을 추가로 봤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온 데 이어, 그 물체가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와 유사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그러나 군은 아직 지뢰의 종류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장병의 증언이 서로 달라 목격된 물체가 동일한 것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신중한 조사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군이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왜 사고가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군은 무엇을 파악하고 있었느냐다.
이번 사고의 진상을 밝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추측이 아니라 물적 증거다. 미폭발 지뢰를 실제로 찾아 수거할 수 있는지, 폭발한 지뢰의 잔해와 부상자에게서 나온 파편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사고 엿새 만에 현장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폭발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DMZ는 일반적인 조사 현장이 아니다. 접근 자체가 위험하고,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지뢰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사고 직후부터 현장 증거를 어떻게 보존하고 확보할 것인지가 치밀하게 계획됐어야 한다.
물론 연휴 기간 비가 내렸다고 해서 곧바로 증거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군은 강수량이 4~5㎜ 수준이어서 증거 유실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실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이 아니라 실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다. 더구나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라면 문제는 한층 커진다. 북한이 최근 매설한 것인지, 과거 매설된 지뢰가 유실된 것인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달라진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고의로 지뢰를 매설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정전협정 위반 여부까지 따져야 한다.
따라서 군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추측을 키우는 것도, 의혹을 서둘러 잠재우는 것도 아니다. 누가 무엇을 봤는지 정확히 정리하고, 사고 지점의 지형과 과거 관측 자료를 대조하고, 파편과 장구류 감정 결과를 종합해 하나씩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현역 3명이 다쳤다. 그중 2명은 중상이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무슨 지뢰였는가. 어떻게 그곳에 있었는가. 군은 언제 위험을 알았는가. 그리고 왜 장병들이 그 자리에 투입됐는가. 이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사실과 증거로 내놓는 것이 군의 첫 번째 책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