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4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 상승·부채·망 투자 ‘多부담’

시사1 장현순 기자 |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이 현 수준에서 동결된다. 국제 연료가격 상승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연료비조정단가가 제도상 상한에 묶이면서 원가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전력의 재무 정상화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도 별도로 조정하지 않아 10월부터 12월까지 적용되는 전기요금은 현재 수준이 유지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최근 3개월간 연료가격 변동을 반영해 분기마다 ㎾h당 ±5원 범위에서 정한다. 한전이 산정한 4분기 필요 연료비조정단가는 ㎾h당 +7.3원이었지만 상한선인 +5원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분 가운데 ㎾h당 2.3원은 요금에 반영되지 못했다.

 

연료비조정단가가 +5원 상한에 도달한 것은 2022년 3분기부터다. 이번 결정으로 18개 분기 연속 같은 수준이 적용된다.

 

문제는 한전의 전력 구입 비용이 이미 크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육지 계통한계가격(SMP)은 올해 1월 ㎾h당 103.54원에서 8월 148.39원으로 상승했다. SMP는 발전사가 전력을 판매하는 도매가격으로, 상승할 경우 한전의 전력 구입비 부담을 키운다.

 

한전의 실적도 상반기부터 둔화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조91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6% 감소했다. 한전은 2024년 8조34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2025년에는 영업이익이 13조5248억원까지 늘었지만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부채 부담도 여전하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 부채는 210조7000억원이며 차입금은 133조3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이자비용은 약 2조1000억원으로 하루 평균 115억원가량이 이자로 나가는 구조다.

 

전력망 투자 재원 마련도 과제다. 한전은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송·변전망에 72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대규모 전력 수요에 대응하려면 전력망 확충이 필요한 만큼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5000억원의 현금 출자를 포함해 총 85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반영했다. 다만 재정 지원만으로 대규모 부채와 전력망 투자 재원을 동시에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요금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경우 한전의 재무 정상화와 전력망 투자 재원 확보가 동시에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