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8월 생산자물가가 한달 만에 다시 올랐다. 폭염에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뛰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데다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까지 상승한 결과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9.64로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7월 11개월 만에 하락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 반등의 가장 큰 배경은 농림수산품이다. 폭염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4.9%, 축산물이 2.8% 오르면서 농림수산품 전체 가격이 전월보다 3.8% 상승했다. 전체 생산자물가 상승폭 0.2%를 웃도는 수준이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나타내는 지표다.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최종 가격에 앞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향후 물가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단 품목별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차에는 차이가 있다. 에너지 가격도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 및 폐기물 가격은 전월보다 0.9% 올랐다. 특히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11.0% 상승한 영향이 컸다. 국제 유가 상승의 파급 효과가 국내 생산자물가에 반영된 결과다.
반면 공산품과 서비스 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이 0.4% 상승했지만 전기장비가 0.7% 하락하면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 역시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가 0.6% 올랐지만 금융 및 보험 서비스가 1.5% 하락해 전체적으로 보합을 나타냈다.
전체 생산자물가가 상승했지만 농림수산품을 제외하면 상승폭은 더 제한적이었다. 이흥후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전체 생산자물가는 0.2% 상승했는데, 농림수산품을 제외할 경우에는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8월 생산자물가 반등이 모든 품목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기보다는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에너지 비용 증가가 주요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문제는 9월 이후다. 국제 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오르고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되면서 생산자물가에 추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흥후 팀장은 “중동 지역 충돌 재개로 국제 유가가 큰 폭 상승하고,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 요금도 인상된 점이 상방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평균 국제 유가는 8월보다 약 29% 상승했고, 9월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은 6.6% 인상됐다.
향후 물가의 핵심 변수는 날씨와 국제유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진정될 경우 생산자물가의 상승 압력도 완화될 수 있지만, 중동 지역 충돌과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서 물가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