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장관 “독일, 러시아에 사실상 선전포고”

시사1 신정호 객원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독일을 향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사실상 러시아에 선전포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이 러시아를 라이프치히 공항 드론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외교·안보 대응을 강화하면서 양국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지난달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발생한 드론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것을 두고 “대체로 실제 전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독일이 본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베를린의 러시아 문화원인 ‘러시아하우스’를 폐쇄하기로 한 조치도 거론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대조국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도 독일은 외교공관을 폐쇄했다”며 “그들은 다시 전쟁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독일과 러시아의 갈등은 지난달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폭발물을 실은 드론이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빠르게 악화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일 조사 결과 러시아가 드론 공격 시도의 배후라고 결론 내리고 본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베를린 러시아하우스를 폐쇄하기로 했다. 러시아 국적자에 대한 입국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독일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맞서고 있다. 독일의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내 독일 문화기관인 괴테인스티투트 지부들을 폐쇄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번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드론과 사이버 공격 등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을 둘러싼 러시아와 유럽의 대립이 외교 관계의 직접적인 충돌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체 방위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왔다. 라이프치히 드론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대한 대응 수위도 한층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독일과 러시아 사이의 외교적 긴장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