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아름 기자 |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벌어진 ‘대만관’ 명칭 논란이 결국 중국관 철수로까지 번졌다. 대만 측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논란에 재단이 명칭을 다시 승인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중국 측이 ‘정치 요소의 예술 개입’을 이유로 전시를 접었다.
결과적으로 광주비엔날레는 양쪽에서 동시에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는 모양새가 됐다. 무엇보다 뼈아픈 대목은 중국관이 실제 철수를 결정하면서 국제 미술행사인 광주비엔날레의 개막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점이다.
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도 공개적으로 “참으로 송구하고 안타깝다. 민망하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중국관이 끝까지 함께하기를 원했지만 결국 철수로 이어졌다는 그의 발언에는 이번 사태가 비엔날레에 남긴 부담이 고스란히 담겼다.
물론 재단 측의 운영과 소통 과정에도 짚어볼 대목은 있다. 당초 대만 측과 협의했던 명칭을 변경했다가 다시 승인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고, 결국 양측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재단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빌리온 운영 방식 자체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어도 전시 철수라는 최종 결정만 놓고 본다면 책임의 무게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중국 측은 명칭 문제를 이유로 작품 설치를 전면 중단하고 철수를 택했다. 예술의 장에서 대화를 통해 풀어갈 수 있었던 논란을 전시 철수라는 방식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광주비엔날레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겨루는 외교 무대가 아니라 예술가와 작품이 만나는 국제적인 문화행사다. 서로 다른 국가와 기관이 참여하는 만큼 민감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럴수록 필요한 것은 대화와 조정이지 전시 자체를 접는 방식의 압박은 아닐 것이다.
이번 사태가 남긴 가장 씁쓸한 장면은 결국 비엔날레가 정작 예술보다 명칭과 정치적 해석을 둘러싼 논란에 가려졌다는 점이다. 호추니엔 본전시 예술감독이 “본전시와 파빌리온은 완전히 별개의 프로젝트”라며 외부 논란이 본전시의 본질을 가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관 철수는 단순히 한 전시가 빠진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제 미술행사가 정치적 갈등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특히 광주비엔날레가 쌓아온 국제적 위상과 예술적 의미를 생각하면 더욱 아쉽다.
광주비엔날레의 주인공은 정치가 아니라 예술이어야 한다. 이번 중국관 철수가 남긴 교훈도 여기에 있다. 예술의 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참가국의 목소리를 존중하되, 그 어떤 정치적 압박에도 행사 자체가 흔들리지 않을 운영 원칙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로 광주비엔날레가 입은 상처를 봉합하는 것과 함께 다시 예술의 본질로 돌아가는 일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