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혜인 겸직 논란, 정말 ‘소수정당의 특수한 사정’인가

“정말 ‘소수정당의 특수한 사정’일까.”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장관직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겸직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런데 이 논란에서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다. 해당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한 정치인이 있다. 정의당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장혜영 전 의원의 발언이다. 그는 최근 최근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용혜인 후보자가 비례대표직·장관직 동시 유지 이유로 든 ‘소수정당의 특수한 사정’에 대해 “소수정당의 특수한 사정이 아니라 위성정당의 특수한 사정”이라고 꼬집었다.

 

이 말이 왜 중요한가. 용혜인 후보자의 겸직 문제를 단순히 ‘작은 정당의 생존 전략’으로 바라보는 순간, 정작 본질적인 문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의석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적어도 원칙적으로는 정당과 그 정당을 지지한 유권자에게 의미가 있는 자리다. 따라서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에 입각한다면 의원직을 내려놓고 같은 정당의 다음 후보가 의석을 이어받는 것이 정치적 상식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소수정당’을 앞세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마치 원내 의석이 절실한 작은 정당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예외를 인정해야 하는 것처럼 들린다.

 

장관이 되면서 국회의원직까지 놓지 않겠다는 선택에는 그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그 자리가 비례대표라면 더욱 그렇다. 왜 의원직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왜 본인이 그 자리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왜 다른 비례대표 후보에게 자리를 넘기는 것이 불가능한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제시되는 설명이 ‘소수정당의 특수한 사정’이라면, 오히려 질문은 더 커진다.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들에게 주어진 한 석의 의미를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소수정당의 목소리를 지키는 것과 개인의 정치적 자리를 지키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이를 용혜인 후보자 본인도 모를 리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