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엔화 방어에 나선 것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엔화의 움직임은 원화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자동차·기계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만큼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한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을 잇따라 만나 일본의 재정 지속 가능성과 금리 인상 경로를 시장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율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미·일 공동 시장 개입 이후에도 엔화는 다시 달러당 160엔대까지 약세를 보였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가 “현시점에서는 개입에 한계가 있다. 이제부터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엔화의 안정 여부는 외환시장 개입보다 일본의 재정·통화정책이 얼마나 일관되고 예측 가능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이 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엔저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의 달러 표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엔화의 급격한 약세가 진정되면 아시아 통화시장의 변동성이 완화되고 원화에도 안정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이 주목할 것은 엔화의 특정 환율 수준이 아니라 그 움직임이 원화와 수출,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이다. 일본의 정책 변화에 따라 외국인 자금 흐름과 원·엔 환율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환율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수출 경쟁력에서 벗어나야 한다. 엔저가 한국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환율 방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기술력과 생산성, 제품 경쟁력을 높여 환율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산업 기반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다. 엔화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그 파장을 줄이고 기회로 바꾸는 것은 한국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