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아름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들이 잇따라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8·3 세제개편안’은 여론 악화에 일부 내용 재검토에 들어갔고, ‘8·13 부동산 공급대책’도 서울 용산과 염창공원, 태릉, 경기 과천 등 주요 공급 후보지에서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8·3 세제개편안 가운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예외 인정과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기준을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 12억원인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를 거주자는 14억원으로 높이는 반면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변경해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보유공제 한도를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편안이 공개되자 입법예고 기간부터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지난 20일까지 종부세법 관련 의견이 9370건, 소득세법 관련 의견이 4082건 접수되는 등 모두 1만3452건에 달했다. 직장이나 부양 등의 이유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 실수요자까지 투기 수요와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불만이 집중됐다.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재검토 요구가 나왔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당정협의회 결과를 설명하며 “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해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기로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고위당정회의 모두발언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높이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10억원 한도는 국회 심사 대상이 됐다.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동의자가 5만명을 넘어서면서다. 단 실거주를 유도한다는 개편안의 기본 방향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3일까지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일정도 남아 있어 일부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종부세 역시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구분을 없애기보다 비거주자에 대한 예외 조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움직임이 나타났다.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매 매물이 늘어난 반면 전세 물건은 급감했다. 세 부담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매도에 나서거나 직접 입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영향이다.
공급대책도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정부가 8·13 주택 신규공급 방안을 통해 신규 택지로 선정한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를 비롯해 2030년까지 착공을 추진하는 용산과 태릉CC, 경기 과천 등에서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주민들은 주거 환경 악화와 교통난 등을 이유로 단체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용산은 정부와 서울시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용산공원 일부를 청년·신혼부부 주택으로 공급할지를 놓고 다시 만나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일 회동에서는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됐다.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을 보좌한 이력의 야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세제 개편에 대한 반발에 이어 공급대책까지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상화 정책이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