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장현순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6년 임금교섭에서 상견례 이후 111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장기간 이어진 노사 갈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하반기 생산 정상화와 신차 출시 차질 최소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차 전환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임금 17차 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성과금 400%+1270만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하기 휴가비 20만원 인상 등이 포함됐다. 이와 별도로 내년 하반기 200명, 2028년 300명 등 기술직(생산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올해 교섭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상여금 인상은 내년 단체교섭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년 연장은 관련 법률 개정 시 임금피크제 확대 없이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회사 측이 노조 활동 과정에서 불법 행위와 관련해 제기했던 손해배상·가압류 10건도 모두 해지하기로 했다.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면서 현대차는 지난 7월 이후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완성차 생산 감소와 부품 협력사의 가동률 저하, 지역경제 위축 등 추가적인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게 됐다.
특히 하반기 생산 정상화는 현대차의 실적 방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생산 차질로 밀렸던 물량을 단계적으로 회복하고 신차 출시 일정에도 힘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사 불확실성이 일단 해소 국면에 들어갔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투자자와 고객의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잠정합의는 단순히 임금과 복지 수준을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차 전환에 노사가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신기술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신사업·신기술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생산성 향상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이어간다.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AI·로보틱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노사가 산업 구조 변화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 노사의 잠정합의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임금·단체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 노조는 현대차와 별개의 교섭이라는 입장이지만 정년 연장과 성과 분배 등 핵심 요구사항이 상당 부분 겹친다. 기아 노사는 이날 12차 본교섭을 열고 임단협 협상을 재개한다.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기아 노조는 26~28일 하루 2~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측이 최근 제시한 안에는 기본급 9만3000원 인상과 성과격려금 350%+1100만원, 자사주 45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 역시 오는 31일 조합원 총회에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되면 올해 임금교섭은 최종 마무리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글로벌 최고 품질의 모빌리티로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