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정’ 외치던 민주당, 집권 뒤 달라진 기준은 뭔가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뒤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정과 원칙을 강조해왔던 현안에서 선택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듯한 모습은 국민에게 적지 않은 의문을 남긴다.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은 해병대 채상병 사건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정부를 향해 책임 있는 자세와 국민적 의혹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거듭 촉구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지금은 어떠한가. 호남 장윤기 사건과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 일본 다카이치 총리의 내각 인사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현안을 대하는 민주당의 태도에서는 과거와 같은 강한 문제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개별 사건의 책임 소재를 넘어 수사체계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현 정부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상황에서 수사 공백과 제도적 한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집권 여당은 국민이 제기하는 의문에 답하고 제도적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는 현안일수록 적극적인 설명이나 문제 제기를 피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야당 시절에는 정부를 향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지만, 여당이 된 뒤에는 그 잣대가 느슨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030세대가 주목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에게 공정은 특정 정권이나 정치세력에 유리할 때만 꺼내 드는 구호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묻는 가치에 가깝다.

 

민주당이 과거 야당 시절 주장했던 원칙이 진심이었다면, 이제는 그 원칙을 자신들이 책임진 현 정부에도 적용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공정의 기준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 권 여당이 모든 현안에 대해 야당처럼 비판하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국민이 의문을 제기하는 사안이라면 정권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설명하고 검증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다. 공은 정권을 잡기 전과 후에 달라져서는 안 된다. 민주당이 지금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과거의 강한 목소리가 아니라, 그 목소리에 걸맞은 일관된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