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산 ‘발암물질 배추’가 던진 경고

시사1 김아름 기자 | 중국산 배추에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아직 해당 배추가 국내에 들어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중국 측에 한국 수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단순히 중국 현지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식탁이 중국산 식품에 너무 깊숙이 의존하고 있다. 올해 1~7월 김치 수입량은 19만4403톤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수입 김치의 약 99%가 중국산이다. 전체 수입 김치의 약 62%는 음식점으로 흘러간다.

 

더 심각한 건 배추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중국산 김치 수입은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처럼 국산 배추 가격이 폭등해서가 아니다. 인건비와 임차료, 식재료비 등 외식업계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값싼 중국산 김치가 사실상 고정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가격 차이는 결정적이다. 중국산 배추김치는 10㎏에 1만5000~2만원 수준인 반면 국내산 고가형 제품은 4만원대에 달한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싼 제품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안전까지 싸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번 포름알데히드 논란에서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생산 과정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작업자들이 배추 뿌리 부분을 포름알데히드로 추정되는 액체에 담그는 모습과 ‘포름알데히드 용액’이라고 적힌 용기가 등장했다. 중국 당국도 특별조사에 나섰다.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소가 인체 발암성이 충분하다고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다. 중국 현지 식품안전법에서도 식품 가공과 유통 과정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물론 이번 사례를 근거로 중국산 식품 전체를 위험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국내에 해당 배추가 수입됐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 중국산 식품의 국내 유입이 늘고 있는데 생산 단계에서 무엇이 사용됐는지, 유통 과정에서 어떤 처리가 이뤄졌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원산지 관리도 불안하다. 최근 12개월간 원산지·축산물이력 위반 공표 사례 1406건 가운데 김치가 위반 품목에 포함된 사례만 551건이었다.

 

값싼 중국산 김치에 대한 의존이 커지는 사이 국산 농산물의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중국산 김치가 늘면 국내 김치업체가 사용하는 국산 배추와 고춧가루의 수요 기반 역시 약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은 음식점의 비용을 낮춰주는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국산 농산물 생산 기반이 무너지고 특정 국가에 식품 공급망을 의존하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부가 중국산 배추의 국내 수입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수입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고, 유통 경로와 안전성까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국민의 식탁을 값싼 가격에 맡겨놓고 안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중국산 식품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는 지금, 이번 논란을 일회성 해프닝으로 넘긴다면 다음에는 배추가 아닌 또 다른 식품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이제는 ‘얼마나 싼가’보다 ‘무엇이 들어왔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