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으로 그린 생(生)의 원환(圓環)

아리랑 미술제, 8월 10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에서

 

시사1 김재필 기자 |요즘 같은 폭염이 지속되는 날엔 야외보다. 실내에서 보내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지금 인사동의 갤러리 라메르에서는 아리랑미술협회(회장 이애란)의 아리랑미술제가 열리고 있다,

전시관에는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관람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그림이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추상화가 아니라 삶의 생성과 소멸, 환희와 고통이 하나의 순환 속에서 반복되는 인생의 여정을 시각화한 작품으로 읽힌다. 더욱이 붓 대신 작가 자신의 긴 머리채에 아크릴 물감을 묻혀 그려낸 행위는 작품에 독특한 의미를 더한다. 머리카락은 곧 작가의 신체이며 시간의 흔적이다. 따라서 이 그림은 도구가 아닌 자신의 삶으로 그린 자화상과도 같다.

 

김지련 작가는 “삶에는 어둠과 혼란의 시간이 있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다시 피어날 수 있는 생명의 씨앗이 존재합니다. 저는 머리카락의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파동을, 그리고 한 사람의 작은 생명력이 세상과 우주로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은 상처를 지나 다시 피어나는 생명과 희망, 그리고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라고 자기 자신의 분신 같은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겯 들였다.

 

나는 2년전에 전시장에서 길게 풀어내린 머리채를 양손으로 움켜 쥐고 작업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한 올의 머리카락으로 그리는가 하면 전체를 휘몰아 그리기도 하는 동작에서 인간의 아니. 우주의 탄생(빅뱅)과 초신성의 소멸을 보는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
머리카락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작가의 생체 리듬과 호흡을 담고 있는 붓이 된다. 손끝의 통제보다 몸의 움직임이 앞서는 이 과정은 계산된 표현보다 삶의 꿰적을 화면에 직접 표현한 수행적 행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생과 사, 만남과 이별, 성공과 실패라는 생사고락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원 안에서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중심은 고정되어 있지만, 그 주변은 쉼 없이 요동친다. 인간의 삶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 우리는 고통 속에서 성장하고, 기쁨 속에서도 다시 시련을 맞으며 끝없는 순환을 살아간다.
관람자도 이 작품을 바라보는 순간 하나의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사고락이 만들어낸 내면의 우주와 마주하게 되는 울림을 받게 될 것이다, 아리랑 미술제는 2026년 8월 10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2층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