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신3사 약관 개선, 신뢰 회복의 출발점 되길

이동통신 3사가 개인정보 보호와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해온 일부 약관 조항을 자진 시정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서비스 이용약관을 점검한 결과, 개인정보 침해 사고 발생 시 사업자의 책임을 제한하거나 이용자에게 책임을 떠넘길 우려가 있는 조항들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약관 개선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소비자 보호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신사는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국민 대다수의 개인정보와 통신 데이터를 관리하는 핵심 인프라 사업자다. 특히 최근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통신사가 보유한 정보의 규모와 관리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그간 일부 통신 약관은 사업자의 책임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암호화된 와이파이 환경에서 정보가 유출될 경우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이나, 이용자의 과실이 있을 경우 사업자의 책임 여부와 관계없이 면책하는 조항은 소비자 입장에서 불합리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물론 통신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이용자의 주의 의무도 중요하다. 모든 사고의 책임을 사업자에게 돌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러나 사업자가 서비스 제공과 보안 관리 과정에서 부담해야 할 기본적인 책임까지 약관을 통해 제한해서는 안 된다. 이용자와 사업자의 책임은 각자의 귀책 정도에 따라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약관 수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실제 현장에서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얼마나 높이느냐이다. 약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할 수는 없다. 보안 투자 확대, 사고 예방 체계 강화, 신속한 피해 구제 절차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약관 개선을 계기로 통신사들이 ‘최소한의 법적 책임’을 피하는 데 머물지 않고,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책임 경영에 나서길 기대한다. 개인정보 보호는 비용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