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인수 나선 두산…잔여지분·IPO가 변수

시사1 장현순 기자 | 두산이 SK실트론 지분 70.61%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자금 조달 방식과 향후 잔여지분 인수 부담,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 과정에서 재무 부담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향후 추가 지분 확보 여부에 따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1%를 주당 4만8603원, 총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거래 가격은 실사 과정에서 삼정KPMG가 평가한 해당 지분 가치(2조3000억~2조7000억원)의 하단 수준에서 결정됐다.

 

두산은 이번 인수 자금을 자체 자금 1조3000억원과 차입금 1조원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3월 기준 두산 별도 재무제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6246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기준으로는 약 2조1000억원 규모의 가용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유 현금을 모두 투입하기보다는 일부 유동성을 남겨두고 차입을 병행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두산로보틱스 일부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9477억원 역시 이번 SK실트론 인수 재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차입에 대한 조달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추가 차입은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며 “이번 지분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소요에는 원활하게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 두산엔 향후 SK실트론 잔여지분 인수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SK실트론 지분 29.39%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총수익교환(TRS)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해당 지분에 대해 향후 별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인수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9573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의 지분은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소수 지분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기업 가치의 20~40%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 회장이 2017년 SK실트론 지분을 매입할 당시에도 SK가 인수한 가격보다 약 29%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이를 고려할 경우 최 회장 보유 지분 가치는 약 6700억원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두산 입장에서는 향후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부담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SK실트론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관심사다.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을 상장할 경우 두산은 구주매출 등을 통해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면서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은 이번 인수를 통해 반도체 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 향후 잔여지분 확보와 투자금 회수 전략이 성공적인 인수 마무리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