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장현순 기자 | 올해도 어김없이 ‘하투(夏鬪)’의 계절이 돌아왔다. 자동차와 철강, 조선 등 국내 제조업 곳곳에서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장기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미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기아는 파업권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조선업계 역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다.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지급 사례가 다른 제조업으로 확산되면서 노조들은 전년도 순이익이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성과가 있는 만큼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다.
단 기업이 처한 현실도 녹록지 않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경기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경영 환경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미래차, 친환경 선박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의 성과를 모두 나누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과 일자리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노사 모두가 한 발씩 물러서야 할 시점이다. 노조는 단기적인 임금 인상과 성과급 확대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기업 역시 단순히 비용 절감 논리만 내세우기보다 노동자의 성과와 희생을 합리적으로 보상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제조업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생산 차질은 물론 협력업체와 지역경제까지 연쇄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결국 그 부담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돌아온다.
노사 협상은 승패를 가르는 싸움이 아니다. 함께 회사를 키우고 산업을 지켜야 하는 공동의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상호 신뢰와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세계 시장의 경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노사가 소모적인 대립을 반복하는 사이 경쟁국들은 미래 산업 투자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 우리 제조업에 필요한 것은 강 대 강 대치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지혜로운 타협이다.
올해 임단협이 ‘파업의 여름’이 아닌 ‘상생의 여름’으로 기억되길 기대한다. 그것이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며 우리 산업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