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더 어려워진 ‘대출의 선택’…답은 ‘상환 능력’

시사1 김기봉 기자 |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차주들의 고민도 다시 시작됐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하나, 변동금리를 유지해야 하나'로 쏠린다. 하지만 지금의 금리 환경에서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상품의 종류보다 자신의 상환 능력이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가 정답처럼 여겨진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 현재 금리를 고정해 두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크게 오른 영향으로 오히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변동형이 고정형보다 최대 0.9%포인트 가까이 낮다. 당장 매달 내야 하는 이자를 생각하면 차주들이 변동금리로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신규 가계대출의 75% 이상이 변동금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금의 낮은 금리가 미래까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주들은 기준금리가 한 차례 오를 때마다 원리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의 이자 부담만 보고 결정했다가는 몇 달 뒤 달라진 상환액에 당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반대로 무조건 고정금리가 답인 것도 아니다. 현재 고정금리는 이미 높은 장기금리를 반영하고 있어 시작부터 부담이 크다. 향후 시장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안정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감당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금리 전망을 맞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소득과 지출, 향후 자금 계획을 냉정하게 따져 금리가 더 올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다. 금융권이 "대출 규모를 먼저 줄이고 금리 변동에 따른 상환액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라"고 조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리 인상기는 차주에게 선택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험관리의 시기이기도 하다. 변동이냐 고정이냐를 고민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자신의 상환 체력이다. 금리는 언젠가 다시 내려갈 수 있지만, 무리한 대출이 남긴 부담은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