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전 점포 임시 휴업…파산 수순 현실화

시사1 장현순 기자 | 기업회생 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로 결국 영업을 중단한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지 열흘 만으로, 긴급 자금 조달이 무산되면서 회생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평가다. 시장의 관심도 회생 여부보다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질서 있는 청산’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부족과 시설 유지·관리의 어려움으로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대형마트 전 점포의 영업을 임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운영자금이 모두 소진되면서 상품대금 지급은 물론 전기·수도 등 유틸리티 비용과 시설 운영비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 쇼핑몰(몰) 부문은 입점 점주가 영업을 희망할 경우 정상 운영을 이어가며, 시설 안전 관리도 지속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도 오는 2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하면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홈플러스는 메리츠 측에 운영자금 대출을 재차 요청했지만 아직 수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 1년간 구조혁신을 통해 사업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회생절차가 종료되는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영업 재개 여부는 20일까지 자금 확보 상황과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단 업계에서는 회생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익스프레스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시도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이번 주 중 법원에 파산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일반 파산보다는 회생절차와 연계된 ‘견련파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견련파산은 회생절차가 실패로 끝날 경우 법원이 별도의 파산 신청 없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는 제도다. 이 경우 회생절차 중 발생한 공익채권이 최우선 변제 대상이 된다. 물품대금과 체불임금, 조세, 법원 비용 등이 이에 해당하며, 이후 잔여 재산이 있을 경우 일반 채권자에게 배당이 이뤄진다.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은 사실상 바닥난 것으로 알려져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후순위 채권자 간 채권 회수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홈플러스 사태는 회생 여부보다 청산 과정에서의 사회적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법원이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협력업체와 임직원, 입점업체 보호를 위한 질서 있는 청산이 향후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