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경제사는 새로운 자원을 발견하는 역사였다. 농경사회는 토지가 부를 만들었고, 산업혁명은 자본과 노동이 생산을 이끌었다. 정보화 시대에는 데이터가 핵심 자원이 됐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플랫폼이 지배하는 오늘, 디지털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자원은 무엇일까.
아마도 인간의 관심(attention)일 것이다.
소설가 김영하는 스마트폰을 '시간 도둑'이라 했다. 과장이 아니다. 우리는 눈을 뜨면 화면을 켜고, 잠들기 전까지 화면을 들여다본다. 스마트폰은 세상을 연결했지만, 동시에 인간의 시간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계가 됐다.
거대 플랫폼의 목표는 분명하다. 사용자가 오래 머물수록 수익은 커진다. 알고리즘은 그래서 존재한다. 추천 영상, 자동 재생, 실시간 알림은 모두 관심을 붙드는 장치다. 플랫폼은 시간을 원하지만, 더 정확히는 관심을 원한다.
플랫폼의 가치는 누가 만드는가.
많은 사람은 기술과 혁신을 떠올린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사용자의 관심이 없다면 시장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
플랫폼의 기업가치는 수억 명 이용자의 관심이 쌓인 결과다. 광고는 시청 시간과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검색과 클릭, 댓글과 구매는 데이터를 만들고, 그 데이터는 다시 인공지능을 학습시킨다. 데이터 역시 인간의 관심에서 시작된다.
물론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대가를 이미 치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검색도 무료이고 영상도 무료다. 누구도 플랫폼 이용을 강요받지 않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플랫폼의 수익을 만들어 내는 참여자다. 이용자의 관심은 광고 가치를 만들고, 행동은 데이터를 만들며, 데이터는 인공지능의 경쟁력이 된다.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인 셈이다.
이미 시장은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브레이브(Brave) 브라우저는 광고를 선택해 시청한 이용자에게 광고 수익의 일부를 돌려준다. 규모는 작지만 의미는 크다. 관심도 경제적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플랫폼이 이용자에게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악용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수익은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 혁신을 해치지 않는 제도는 가능한가.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는 질문과 답변, 검색과 창작, 모든 상호작용이 새로운 자원이 된다. 관심경제는 이제 참여경제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혁명은 노동의 가치를 바꾸었다. 디지털 혁명은 관심의 가치를 바꾸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시간을 공짜 자원처럼 사용한다. 인간의 하루는 유한하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어떤 기술도 되돌리지 못한다.
플랫폼은 인간의 관심 위에서 성장했다. 이제는 그 관심의 가치를 다시 물어야 한다. 사용자의 시간은 단순한 소비인가, 아니면 새로운 생산인가.
머지않아 플랫폼의 경쟁력은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관심을 어떻게 존중하고, 어떻게 보상하며,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시간은 누구의 것이며, 관심은 과연 공짜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