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통이 담긴 한국적인 한복으로 세계화를 이룰 때다.

요즘 같은 무더위나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광화문, 북촌, 인사동, 전주 한옥마을 등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 관광객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들은 한복을 입고 한국에서의 추억을 핸드폰 사진첩에 담으며 SNS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세계를 향해 전송하기도 한다.

 

국가유산청은 2013년부터 한복을 입고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무료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복궁ㆍ창덕궁ㆍ창경궁ㆍ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에서 한복을 입고 입장한 관람객은 코로나 시기인 2020년 약 15만 명에서 2023년 180만 명, 2024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늘어난 숫자는 보는 관점에 따라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적어도 한복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는 관람객 수의 거의 90% 이상이 내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입었던 한복이 과연 한복의 정체성과 한복의 미를 잘 표현하고 있는가?

 

이미 세계 각지로 송출된 사진 속 한복은 정말 한복이 맞나? 등등 솔직히 긍정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혹자는 뭘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나? 입어주는 것도 감지덕지, 그냥 입으면 되지, 요즘 식으로 디자인한 것은 한복이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다.

 

2025년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이 내국인과 외국인 각각 203명(총 406)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한국다움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내국인이나 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 ‘한류스타일’이라 답하였고 특히 외국인의 93.10% 는 K-POP, 드라마, 영화, 패션, 뷰티 등을 꼽았다고 한다.

 

한편 전통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한옥과 한복(41.9%)이라 답하였다고 한다. 한복은 한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콘텐트 중에서도 한국의 전통적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가장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교육적, 문화적, 정보적, 오락적으로도 콘텐츠로서의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요즘 한복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2022년‘한복생활(Hanbok Lifestyle)’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연구프로젝트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이 바로 ‘한복’과 ‘한복생활’의 정의와 규범이었다.

 

외국인들은 물론이고 우리에게 한복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특징 3개만 꼽으라고 하면 답을 쉽게 하지 못한다. 이유는 한복의 특징이 많아서라고도 하겠지만 대부분 한복을 입어 본 경험이 부족하고 또 한복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민속복을 비교해 보면 그 답은 명확하다.  

 

첫째, 한복은 치마ㆍ저고리, 바지ㆍ저고리 즉 상의와 하의가 분리된 투피스 형식(2부식)이고 둘째, 명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치마와 바지를 먼저 입고 그다음에 저고리를 입는 착장 순서 셋째, 남녀 모두 고름을 매어 여며 입는 것이다.

 

처음에 이 3가지를 제시했을 때 한복의 특징을 너무 축소한 것은 아닐까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그러나 가지 수가 많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21세기 한복 디자인의 확장 및 발전에 제약이 되거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주경제 신문의‘신라면은 구별해도 한복은 모른다. 한복 세계화의 착각’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한복의 세계화’, ‘한복생활’의 세계유네스코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반문해 본다.

 

그에 대한 답은 한복의 정체성 찾기, 한복 세계화의 목표설정, 지속가능한 한복생활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