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영교·노태악 통화 논란…‘청탁’과 ‘민원’ 사이

시사1 박은미 기자 | 선거를 둘러싼 논란은 언제나 민감하다. 투표의 공정성과 선거관리의 중립성은 민주주의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정치권은 날 선 공방을 이어간다.

 

이번에는 6·3 지방선거 당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통화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이를 “청탁”이라고 규정하며 법사위원장 사퇴와 선관위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통화의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사실관계와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핵심은 통화 자체가 아니라 내용이다. 공직자가 선거 당일 특정 정치인의 요청을 받아 선거관리 업무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민원이나 현장 상황을 전달받은 것인지가 객관적으로 규명돼야 한다. ‘청탁’이라는 단어는 법적·정치적 무게가 큰 만큼, 명확한 근거 없이 단정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

 

반대로 선관위 역시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할 책임이 있다. 선거 당일 어떤 경위로 통화가 이뤄졌고, 실제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치적 해명이 아니라 사실 공개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반복될수록 선거에 대한 국민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어느 기관보다 엄격한 중립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요구받는다. 작은 의혹이라도 방치하면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선거 제도와 선관위 개혁 논의는 필요하지만, 이를 정쟁의 소재로만 소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의혹은 철저히 검증하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묻되, 정치적 수사보다 객관적 사실과 절차를 우선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결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상대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진실 규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