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현직 대통령의 대화 속 긍정적 장면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재생에너지 정책과 국정 운영, 국민통합을 주제로 의견을 나눈 것은 정치적 의미를 넘어선 상징성을 지닌다. 전·현직 대통령이 국정 현안을 놓고 경험과 비전을 공유하는 모습은 정치적 대립이 일상화된 한국 사회에서 긍정적인 장면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재생에너지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한 대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가의 산업 전략과 에너지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히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어느 정부에서 시작했든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RE100 등 글로벌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책의 지속성은 경쟁력 그 자체가 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와 경제 성과를 평가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전 정부의 정책 기반을 인정한 모습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치권에서는 전임 정부의 성과를 부정하거나 모든 공을 현 정부에 돌리는 일이 반복돼 왔다. 그러나 국정은 특정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가의 연속된 역사다. 전임 정부의 성과를 인정하고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는 자세가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이다. 단 이날 회동이 단순한 덕담에 그쳐서는 안 된다. 문 전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통합은 지금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정치적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으며, 이념과 지역, 세대 간 갈등도 여전하다. 경제 회복과 미래 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신뢰와 통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국정 운영은 어렵다.

 

정부 역시 국민통합을 말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인사에서 실천해야 한다.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고, 비판 세력과도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통합은 지지층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국정을 통해 완성된다.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은 과거를 돌아보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정책의 연속성을 인정하고, 국정 경험을 공유하며, 무엇보다 국민을 하나로 묶는 정치가 이어질 때 대한민국은 한 단계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