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집값 과열, 구조 대응이 관건

이번 국토교통부의 경기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지정은 뒤늦었지만 불가피한 조치다. 반도체 산업 기대감, GTX 등 교통 인프라 확충, 서울 접근성이라는 요인이 결합되면서 해당 지역의 집값은 단기간에 과열 양상을 보여왔다. 시장이 이미 기대심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면, 정책 당국의 개입 역시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응은 방향성 자체는 타당하다. 특히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지역 과열로만 보기 어렵다. 산업정책과 주택시장이 맞물릴 경우 가격 신호는 훨씬 빠르고 크게 왜곡될 수 있다. 여기에 구리시처럼 서울과의 거리와 역세권 수요가 결합된 지역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수도권 전반의 불안정성이 다시 고개를 든 상황이다.

 

단 규제지역 지정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과거에도 투기과열지구 확대는 단기적으로 거래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있었지만,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 가격은 다른 형태로 재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특히 이번처럼 산업 입지 변화와 교통망 확충이 동반된 지역에서는 규제의 효과가 더욱 제한적일 수 있다. 정부가 동시에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하겠다고 밝힌 점은 평가할 만하다. 9.7 공급 확대 방안, 수도권 도심 6만호 공급,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등은 방향 자체는 맞다. 그러나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계획’이 아니라 ‘속도’다. 공급 정책은 발표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질 때 비로소 효과를 가진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정책 간 정합성이다.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개발 계획과 주택시장 안정 정책이 충돌하지 않도록 조율해야 한다. 반도체 클러스터, 교통망 확충, 신도시 개발은 모두 집값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요소다. 이를 사전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뒤늦게 규제만 강화하는 방식은 정책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시작일 뿐이다. 단기적인 시장 과열을 잡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수급 관리와 공급 실행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규제와 공급, 산업정책이 따로 움직이는 구조를 넘어서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