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장현순 기자 |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8년 전 단행한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 투자도 예상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까지 맞물리며 실적과 투자, 자본시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17년 도시바가 회계 문제로 반도체 사업 매각을 추진할 당시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컨소시엄에 참여해 약 4조원을 투자했다. 투자 대상이었던 도시바 메모리는 이후 키옥시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시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수익보다 낸드플래시 공급망 안정과 일본 반도체 산업과의 협력 기반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결정이었다. 경쟁사에 대한 직접 지분 투자가 아닌 컨소시엄 방식을 택해 산업 생태계 안정에도 무게를 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AI 투자 확대와 낸드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키옥시아의 기업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투자 지분의 평가가치가 수십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대부분은 평가이익으로 반영되고 있으며, 실제 투자 수익은 향후 지분 매각 시점에 확정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일본에서 키옥시아 투자 수익 활용 방안과 관련해 “돈을 번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히며 일본 반도체 산업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신탁 구조와 공정 경쟁 원칙 등을 이유로 키옥시아 경영에 직접 참여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일본 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협력 및 투자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일 반도체 생태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본업인 메모리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기업들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65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HBM 판매 확대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증가가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측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미국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등 생산시설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미국 ADR 상장 추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ADR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투자자들이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예탁증서로,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와 자본시장 접근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을 거쳐 이르면 7월 중 ADR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DR 상장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