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익신고가 ‘로또’보다 매력적이어야 하는 이유

공익신고는 국가가 보지 못한 범죄와 불법행위를 시민의 용기와 양심으로 밝혀내는 제도다. 담합, 탈세, 주가조작, 보조금 부정수급, 마약 유통 등 은밀하게 이뤄지는 불법행위는 내부자나 제보자가 아니면 적발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공익신고자에게는 위험을 떠안기면서도 충분한 보상은 제공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국회에 발의된 공익신고장려기금법은 주목할 만하다. 공익신고 포상금을 개별 부처 예산이 아닌 별도 기금으로 통합 관리해 신고자에게 안정적인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공익신고로 적발된 과징금과 벌금 등의 일부가 다시 신고 포상 재원으로 활용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발상도 설득력이 있다.

 

실제 현행 제도는 여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탈세 제보를 통해 1조 원이 넘는 세금이 추징됐지만 신고자들에게 지급된 포상금은 건당 평균 4000만 원 수준에 그쳤다. 물론 400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가 수천억 원, 수조 원의 세수를 확보하거나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제보자의 기여를 생각하면 충분한 수준인지 의문이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예산 구조다. 신고 포상금이 부처별 예산에 묶여 있다 보니 예산이 부족하면 지급이 늦어지고, 다른 사업 예산을 끌어다 써야 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반대로 예산이 남더라도 탄력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공익신고를 장려해야 할 제도가 오히려 행정적 한계에 가로막혀 있는 셈이다.

 

공익신고는 단순한 개인 제보가 아니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공적 행위다. 실제로 많은 신고자들은 직장 내 불이익, 소송, 신변 위협, 사회적 낙인 등 상당한 위험을 감수한다. 공익신고가 활성화되려면 “신고하면 손해 본다”는 인식을 “신고하면 보호받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는 인식으로 바꿔야 한다. 최근 정부가 담합이나 주가조작 신고 포상금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로또를 하느니 담합을 제보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불법행위를 숨기는 것보다 신고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사회적 신호를 주자는 것이다.

 

단 포상금 확대가 곧바로 정의 실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허위·악의적 신고를 걸러낼 수 있는 심사 체계와 신고자 보호 장치가 함께 강화돼야 한다. 포상금을 노린 무분별한 신고가 늘어난다면 제도의 신뢰성도 훼손될 수 있다. 철저한 검증과 엄격한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있다. 공익신고자는 국가를 대신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이다. 사회가 그들의 용기에 기대어 불법을 적발하고 막대한 공적 이익을 얻고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 역시 사회의 책임이다. 공익신고가 '양심의 희생'이 아니라 '정의로운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할 때다. 신고자의 용기가 국가의 이익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공익신고를 장려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때 우리 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