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北 내고향여자축구단 방한, ‘평화의 메신저’될까

시사1 윤여진 기자 | 최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참가를 위해 수원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며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한 협조를 약속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방한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12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현재 남북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하다. 대화의 문은 굳게 닫혔고, 연일 이어지는 긴장 상태는 국민의 피로감과 불신을 키워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선수단의 입국을 환영한다는 정부의 발표는 일각에서 ‘괴리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를 향한 태도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포츠라는 이름 아래 이뤄지는 배려가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짚어볼 필요도 있다. 이번 방한은 남북이 합의한 특별 이벤트가 아니라, 국제기구인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공식 대회 일정의 결과다.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대회를 유치하고 운영하는 이상, 특정 국가의 참가를 임의로 막는 것은 국제 규정 위반이며 국가적 신뢰의 문제로 직결된다. 스포츠를 정치적 갈등과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는 국제적 원칙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번 방한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두 가지 현실이 공존한다. 하나는 국제 대회의 개최국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무’이며, 다른 하나는 냉혹한 남북 관계 속에서 느끼는 다수 국민의 ‘정서적 거부감’이다. 이 불편함은 비합리적인 감정이 아니라, 현재의 남북 상황이 반영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정부는 단순히 협조 메시지를 내놓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러한 시민들의 복잡한 심경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이번 경기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안전과 원칙 아래 치러지기를 바란다.

 

스포츠가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국제 무대에서의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우리의 안보와 정서적 현실을 직시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