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견제 잃은 정치의 위험성

시사1 박은미 기자 | 정치에서 견제와 균형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원리다. 그런데 최근 정국을 보면 그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지사 후보의 문제 제기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지사 후보가 지적한 핵심은 단순히 특정 법안 하나가 아니다. 권력이 집중될 때 이를 제어할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여당이 추진하는 특검법이 적절한지 여부를 떠나, 그 과정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견제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과정의 정당성으로 지탱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야당의 존재감이다.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비판이 공허하게 들리고, 메시지가 힘을 얻지 못할 때 권력은 자연스럽게 균형을 잃는다. 조 후보가 “스피커가 오염됐다”고 표현한 배경에는 이런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원칙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의 발언은 의미가 있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 핵심과 맞닿아 있는 사안을 둘러싼 입법이 추진된다면, 그 자체로도 더 엄격한 기준과 설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당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역시 이 지점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높은 지지율은 강력한 추진력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더 큰 책임을 요구한다. 견제 없는 권력은 언제든 오만으로 비칠 수 있고, 그 순간 민심은 빠르게 돌아선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균형이다. 여당은 더 많은 설명과 설득을, 야당은 더 치열한 검증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조응천 후보의 발언은 특정 진영의 입장이 아니라, 정치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경고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