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말 한마디가 만든 거리감…與 설화가 남긴 경고

시사1 윤여진 기자 | 정치권에서 선거는 메시지의 싸움이다. 정책과 공약이 중심이 되어야 하지만, 유권자에게 가장 먼저 닿는 것은 결국 말 한마디, 태도 하나다. 그런 점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잇단 ‘설화’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려운 신호로 읽힌다.

 

정청래 대표의 발언은 의도를 떠나 기준의 문제를 드러냈다. 현장에서 아이에게 특정 후보를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권유한 장면은 가볍게 흘려보낼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의 사회적 맥락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아동 대상 범죄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당 대표의 언행은 훨씬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받는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는 해명은 더 이상 충분한 설명이 되기 어렵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원오 후보의 시장 발언, 교통 정책 관련 발언 역시 맥락과 취지를 떠나 전달 방식에서 공감을 얻지 못했다. 민생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왜 장사가 안 되느냐”는 질문은 현실 인식 부족으로 읽히기 쉽고, “공급을 줄이면 된다”는 해법은 단순화된 처방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정치인의 말은 기록으로 남고, 편집되어 확산된다. 현장에서의 짧은 한 문장이 전체 메시지를 압도하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다. 특히 선거 국면에서는 상대 진영의 공세와 맞물려 파급력이 배가된다. 그럼에도 비슷한 유형의 논란이 이어진다는 것은 개인의 실수라기보다 구조적인 메시지 관리 실패에 가깝다.

 

더 큰 문제는 ‘오만함’이라는 인식이다. 민주당 지도부 스스로 경계령을 내렸지만, 유권자가 체감하는 언어는 여전히 높고 가볍다. 설명하려는 말이 훈계처럼 들리고, 친근함을 의도한 표현이 불편함으로 돌아온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로 이어진다.

 

선거는 결국 마음을 얻는 과정이다. 정책의 옳고 그름 이전에, 유권자는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를 먼저 본다. 말 한마디에 담긴 시선과 인식이 그 출발점이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메시지가 아니라, 더 신중한 한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