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상대로 한 관세 인상과 주둔 미군 감축을 동시에 추진하며 이른바 ‘동맹과의 전쟁’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동 전쟁 국면에서 동맹국들의 군사적 협조가 미흡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3일 외교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유럽연합(EU)이 무역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양측 합의로 15%까지 낮췄던 자동차 관세를 다시 원상 복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캐나다 등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EU는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관세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단순한 통상 문제를 넘어, 최근 중동 지역 긴장 상황에서 유럽 주요 국가들이 미국의 군사적 요구에 적극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이번 관세 인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 방침을 시사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발표됐다. 미 국방부는 같은 날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약 5000명을 6~12개월 내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현재 독일에는 약 3만6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계획대로라면 약 15% 수준의 병력이 줄어들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감축 가능성도 언급했다.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해 EU는 즉각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상호 호혜적 관계를 지지한다”면서도 “미국이 합의에 어긋나는 조치를 취할 경우 EU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 역시 “동맹에 대한 신뢰 결여를 보여주는 조치”라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경제적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은 이번 조치로 약 150억 유로(약 26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군 감축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에 동참하지 않은 한국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낸 바 있어, 향후 통상이나 안보 분야에서 추가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