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민위방본(民爲邦本)’의 국가경영철학 구현 <38>

  • 등록 2016.01.14 00:13:55
크게보기

제6절 엄정한 사법제도 확립: 국가백년대계의 지름길

5. 감찰기구를 설치, 위법한 관리 엄벌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백성을 근본으로 삼은 송태조 조광윤은 관리들이 백성에게 해로운 짓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감찰기구를 설치하고 그 기능을 강화했다.

송나라가 설립한 감찰기구는 당나라제도를 답습했다. 조정에 어사대(御史臺)를 설치하고, 그 밑에 또 대원(臺院), 전원(殿元), 찰원(察院)을 설치했다.

어사대에는 어사대부(御史大夫), 어사중승(御史中丞)을 두었다.

어사대의 직무는 “관리들의 부정과 국가의 법과 기강을 엄숙히 다스리며, 큰 사안은 조정에 회부해 의논하고 작은 사안은 직접 처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위로는 재상에서 아래로는 일반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감찰기구의 탄핵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송태조시기에 감찰기구는 그 직분을 충분히 발휘했다.

송태조 조광윤은 또한 관리들이 사사로운 정에 얽매어 불법행위를 못하도록 하기 위해 집정대신의 옛 친구, 측근 등을 어사대의 감찰관리에 임용하는 것을 단호히 배제했다.

어사대는 관리의 비리를 조사하고 사회질서와 국가기강을 엄정히 다스리는 중대한 과업을 수행하는 기구이며, 모든 관리가 감찰, 탄핵의 대상이 되므로 조광윤은 어사대를 중시했고 어사대 관원에 대한 임용을 매우 신중하게 다루었다. 어사대 관리의 임용권은 황제에게만 있었고 대신들도 관여하지 못하게 했다.

 

『도덕경』에서 이르길, “일을 하려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해야 하며 나라를 다스리려면 재난과 변란이 일어나기 전에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정치는 깨끗하고 투명하며, 관리는 청렴하며, 백성들은 편안히 생활하고, 군신은 화목하다.

<政治淸明, 官吏廉洁, 人民安居, 君臣和睦>” 역대 많은 황제들은 다 그것을 꿈꿔왔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긴 황제는 별로 없다.

일찍이 송태조 조광윤에게 “법관을 임용할 때는 법률 10개 조항에 대한 고시를 치러야 한다.”고 건의해 그 의견이 황제에게 채택된 바 있는 지제고(知制誥) 지제고(知制誥): 황제의 조령(詔令)을 기초(起草)하는 관원
고석(高錫)은 그의 동생 고선(高銑)을 과거시험 합격자 명단에 올리기 위해 변경부(汴京府)의 추관(推官) 추관(推官): 주정부(州政府) 형부(刑部)의 심문관 석희재(石熙載)를 찾아가서 추천해 줄 것을 부탁했다.

황제에게 ‘유자격 법관’의 선발을 강조했던 고석(高錫)은 자기 동생을 ‘무자격 급제자’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선(高銑)의 문장재능이 별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석희재는 들어주지 않았다. 이에 앙심을 품은 고석은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여러 번 상소를 올려 석희재는 변경부의 추관 자격이 없고 공적도 없다고 폄하했다.
 
이에 송태조 조광윤은 석희재에 대한 감찰을 실시하라고 어사대에 지시했다. 변경윤(汴京尹) 조광의(趙光義)가 그의 형인 송태조 조광윤에게 아뢰었다.

「석희재는 원칙을 지키면서 관직의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고선의 청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고석이 그를 모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사대의 조사를 거쳐 이것은 고석이 보복하기 위해 석희재를 모함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어사대에서는 고석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렸다. 조광윤은 그를 청주(靑州)의 지방관리로 좌천시켰다.
 
사적인 일로 보복을 일삼는 자는 더 이상 등용할 수 없었으나, 조광윤은 그의 체면을 생각해 한바탕 훈계를 한 후 지방관리로 전임시켰다.

그러나 한심한 고석은 청주에 있는 동안 절도사 곽숭(郭崇)의 뇌물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마구 부려먹고 오만한 기세로 남을 깔보고 하여 사람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불교를 믿었던 그는 예주(澧州)자사에게 편지를 써서 승려의 자색가사(紫色袈裟)를 요구했다가 고발당했다.

어사대의 조사를 거쳐 고석의 불법행위가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되자 조광윤은 그를 다시 채주(菜州)의 사마(司馬)로 좌천시켰다.

 

조병세 논설위원 기자 byoungsecho@naver.com
Copyright @시사1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