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220조, 가계부채 뇌관 되나

  • 등록 2015.09.04 01: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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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와 함께 생계형 창업, 경기침체로 개인 채무건전성 심각

 

2015년 상반기의 자영업자 신규대출이 작년에 비해 3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채의 증가가 최근 경기침체와 맞물려 가계부채 부실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의 신규대출이 전년대비 34% 급증한 52조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11년 150조원에서 절반가량 늘어 약 222조 9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6월과 비교해보면 총 12.3% 늘어난 것으로, 역시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율보다 높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9.1%로 집계되었다.

상반기 신규대출은 전년대비 34%증가한 51조 9,431억으로 조사되었다. 6월로 한정할 경우에는 전년동월대비 55%로 급증했다. 6월 신규취급액은 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2014년 1월, 4조 8,640억원에 불과했던 신규대출액은 15년 3월부터 한 달에 10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대출을 가장 많이 받는 연령층은 50대로, 전체의 39.8%를 차지했다. 그 뒤는 40대가 28.3%, 60대 이상이 21.4%로, 50대 이상 은퇴연령층이 전체의 61%를 차지하고 있었다. 30대의 대출 비중은 9.3%였다.

5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07년 47.5%에서 2013년 8월 57.2%로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더불어 생계형 창업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연합회가 제출한 ‘신용도 판단정보 및 공공정보 현황’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건전성도 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정부의 채무조정 확대와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개인 금융채무불이행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개인사업자의 금융채무불이행은 늘어나고 있다.

개인 채무불이행자는 2011년 126만명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107만명으로 15% 감소했다. 하지만 개인사엄자 채무불이행자는 같은 기간동안 15만 5,486명에서 22만 2,971명으로 43% 늘어났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재가 연이으며 경기가 침체되자 자영업자들의 건전성도 계속해서 악화된 것이다. 전체 가계대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가계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김 의원은 “장사는 안 되고 빚만 늘어나니 자영업자는 죽지 못해 사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자영업자 및 가계부채 대책이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자영업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카드수수료 인하나 과감한 채무조정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상 기자 gjstkd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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