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3포 세대’, ‘5포 세대’, 그리고 이젠 ‘7포 세대’에 ‘흙수저’까지. 청년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듯이 부르는 단어다. 또, ‘헬조센’, ‘지옥불반도’ 등, SNS와 인터넷상에서 현실에 지친 청년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한국사회를 조롱하는 단어를 유행어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18~24세의 빈곤율은 19.7%, 25~29세의 빈곤율은 12.3%에 달했다. 청년들의 실업률은 2012년 9%에서 해마다 9.3%, 10%로 증가했다. 실업률 통계에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은 포함되지 않으니 체감 실업률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또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작년 20대 임금노동자 341만 명 중, 47.4%가 비정규직이라고 밝혔다. 힘들게 취업에 성공해도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 취업을 해서 돈을 벌어도 학자금대출 등, 대출금 상환에 허덕이게 된다. 내 집 마련이나 연애, 결혼, 출산 등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청년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나라에서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인식도 널리 퍼지고 있다. ‘노력을 하면 된다’는 기성세대의 인식은 청년세대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해도, 결국 부모의 재산 수준이나 타고난 재능 등,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부분에서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다. 좋은 부모를 뒀다는 의미인 '금수저'와 이에 대비되는 '흙수저'라는 말이 그러한 처지를 표현한다.
그 결과, 청년들은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탈조선, 탈반도’등의 단어는 이미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과거 갑신정변의 실패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서재필부터, 빙상연맹의 파벌논란에 연루되었다가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안현수), 그리고 심지어 병역비리로 인해 추방당한 가수 유승준의 예를 들며 이 나라를 떠나는 것이 낫다고 말하고 있다. 한 편, 경제적 여건으로 이민이 되지 않는다면 자살하는 것도 ‘탈조선’의 방법이라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있다.
지난 5월 25일 경기도 부천에서는 ‘사는 게 힘들다’는 유서와 함께 세 자매가 투신자살했다. 생활이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세 자매는 자살하기 전 직장에서 실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은 한국의 자살률이 10만 명당 28.5명으로 OECD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살은 10대, 20대, 30대의 사망원인 1위를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에 참가해 2017년까지 2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청년실업 문제의 장기화를 막기위해 갖은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 노력이 현실의 높은 장벽에 절망한 청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