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형이 왜 거기서… 인천공항서 만난 복지부 소속 정승문씨

  • 등록 2020.08.26 12:37:08
크게보기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분위기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인천공항 한 구석에서 묵묵히 자신의 업무에 열중하는 공무원이 있었다. 바로 보건복지부 소속 정승문 주무관이다. 보통 복지부 공무원을 떠올리면 ‘세종’ 또는 ‘수도권’ 등에서 근무를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게 다반사일 터. 정 주무관은 어떤 연유로 공항으로 출근하는 것일까. <시사1>은 코로나 1선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정 주무관을 지난달 말 대면했고, 이달 초부터 25일까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인천공항에서 업무하는 공무원의 모습이 생소하다. 어쩌다가 ‘코로나 1선’ 현장으로 불리는 이곳으로 오게 됐나.

 

“코로나 사태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되레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 오자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내 인천공항 검역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여기서 검역소 내 인원으로 코로나 관련 업무를 다 할 수 없다보니 올해 초 지원인력 요청을 복지부에 했다. 본인은 그 과정에서 지원을 하게 됐고 지난 6월 말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 ‘코로나 1선’ 현장으로 불리는 공항이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근무는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노출된 곳이기도 할 터.

 

“본인은 국가가 선택해준 ‘보건인력’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한 검역소에 즉시 지원하게 됐다. 물론 저 역시 희노애락을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에 1선 현장에 대한 두려운 감정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은 자부심 앞에서 티클에 불과했다고 자부한다.”

 

 

- 검역소에서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줄 수 있나.

 

“검역소다보니 확진 결과를 기다리고 나가는 외국인 승객들이 많다. 무수히 많은 외국인 승객들이 들어오고 나가고를 반복하는데, 판정 결과 후 검역소를 나가는 일부 승객들은 자신이 머문 장소에 손편지를 쓰고 간다. 편지는 우리에게 ‘고마웠다’ ‘수고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신없이 바쁠 때가 많지만 그런 편지를 접하면 없던 힘도 생기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 검역소 요청에 응답하기 전 봉사활동을 꾸준히 했었나.

 

“저는 서울에서 태어난 도시남자다.(웃음) 그리고 내 고향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비롯해 지금까지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그 일환 중 하나는 본인이 속한 부서에 작년 3월 직장봉사동아리를 만든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작년만 하더라도 1년간 400시간 이상 봉사를 했다. 사회복지 법인단체에 기부도 15년 이상 꾸준히 해왔다. 줄곧 봉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나의 작은 손길이 상대방에겐 큰 위로와 격려가 된다’는 믿음이 있다. 그리고 봉사를 하면서 그 믿음이 현실에서 일어난 상황을 경험했다. 이는 내가 봉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마지막으로 정 주무관의 향후 행보를 말해줄 수 있나.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봉사’를 꾸준히, 제가 건강할 때까지는 꾸준히 하면서 살아가고자 한다. 인도의 철학가이자 작가인 타고르는 ‘나는 봉사했고 봉사하는 삶 속에 행복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했는데, 본인 역시 봉사에 따른 행복을 만끽하며 삶을 살아가고 싶다.”

(시사1 = 유벼리 기자)

유벼리 기자 koreamgh9204@naver.com
Copyright @시사1 Corp. All rights reserved.